[오늘은] 장애인의날.."이동권 보장해 주세요

2022. 4. 20. 10:45■ 건강 의학/장애 재활

[오늘은] 장애인의날.."이동권 보장해 주세요

유창엽 입력 2022. 04. 20. 06:01 

(서울=연합뉴스) 4월 20일은 '장애인의날'입니다.

별칭은 '장애인차별철폐의날'. 장애애인과 관련한 기념행사는 한국신체장애자재활협회(현 한국장애인재활협회)가 1972년에 4월 20일을 '재활의날'로 정해 진행해왔는데요.

유엔총회가 1981년 '장애인의 완전한 참여와 평등'을 주제로 '세계 장애인의 해'를 선포하고 세계 모든 국가가 기념사업을 추진하도록 권장함에 따라, 우리 정부는 1981년 협회의 기념행사 명칭을 '장애인의날'로 바꾸고 협회 행사를 정부 행사로 전환했습니다.

하지만 '장애인의날'은 당시 정부의 법정기념일 축소방침에 따라 법정기념일로는 지정받지 못해오다가 1989년 12월 개정된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1991년에 법정기념일로 공식 지정돼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장애인의날 행사는 장애인에 대한 국민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것입니다. 4월 20일을 장애인의날로 지정한 것은 4월이 1년 중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어서 장애인 재활의지를 부각할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둔 것이라고 합니다.

기념식은 장애인 인권선언문 낭독, 장애인 복지유공자 포상, 장애인 극복상 시상, 장애인 수기 발표, 축하공연 등으로 진행됩니다. 또한 이날을 전후로 약 일주일간을 '장애인 주간'으로 정해 여러 행사를 벌입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 문제가 부각됐는데요.

21년째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해오고 있다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최근 출퇴근길에 서울 지하철에서 시위를 벌여 전동차 발차가 지연되는 등 '불편'이 초래된 것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논란은 시위가 '불법'이냐 '헌법 권리'냐로 초점이 맞춰지는데요.

논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지난 13일 TV 생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일대일 토론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토론은 공감대 형성으로까지 나아가지는 못했습니다.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동의 불편을 체험하고자 자당 장애인 의원이 제안한 '휠체어 출근 챌린지'에 동참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장애인 이동 불편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휠체어 장애인이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목적지까지 제 시간에 도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버스를 예로 들면 휠체어 장애인은 저상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2019년 현재 전국 저상버스 도입률은 26.5%에 그칩니다. 서울(53.9%)을 제외한 지역 대부분이 보급률 30%를 밑도는 수준입니다.

지하철 이용 또한 쉽지 않은데요.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은 2022년까지 서울시내 모든 지하철 역사에 '1역사 1동선'(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출구에서 승강장까지 휠체어 리프트 없이 엘리베이터만으로 이동 가능한 동선) 엘리베이터를 100% 설치하겠다고 2015년에 약속했지만,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283개 역사중 22곳에 1역사 1동선 엘리베이터가 없는 상황입니다.

장애인들이 이동권 보장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단순히 이동 편의성 때문만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이동권이 제약되면 교육받을 권리, 노동권 등 다른 기본권도 침해받기 때문입니다. 대중교통으로 원활히 이동할 수 없는 장애인들은 아플 때 병원에 가서 치료받을 권리도 제대로 누릴 수 없습니다.

이처럼 장애인 이동권은 다른 기본권 보장을 위한 필요조건 성격을 띠기에 독일과 캐나다, 핀란드, 네덜란드 등 해외의 많은 국가가 헌법에 이동의 자유 또는 권리를 독립조항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유창엽 기자 이지원 크리에이터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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