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12. 09:50ㆍ■ Kitchen 식재료 음식
10년 만에 터진 남산돈까스 '원조' 공방..건물주는 5년을 속였다
장윤서 입력 2021. 05. 11. 18:30 수정 2021. 05. 11. 19:17 댓글 282개
음성 기사 듣기
번역 설정
공유
글씨크기 조절하기
인쇄하기 새창열림
남산의 명물 돈까스 원조 누구인지 온라인서 공방
인근 식당 주인 "내가 원조.. 건물주한테 쫓겨나"
101번지 남산돈까스 "허위 사실..법정 대응 준비"
누리꾼들 "실제 시작은 1992년 아닌데 속였다"
회사 측 "사과"..홈페이지 '1997년'으로 슬쩍 바꿔
빅페이스는 8일 업로드한 영상에서 남산돈까스의 원조는 101번지 남산돈까스가 아닌 다른 곳이라고 주장했다. 빅페이스 유튜브 캡처
남산돈까스의 '원조'를 두고 온라인이 시끌시끌하다. 최근 프랜차이즈들의 '갑질' 논란이 연이어 불거진 가운데 한 유명 남산돈까스 프랜차이즈가 설립연도를 실제와 다르게 표기해 문제가 됐다. 해당 프랜차이즈는 설립연도를 잘못 표기한 것에 사과하면서도 '갑질' 논란에 대해서는 정면 반박했다.
8일 유튜버 빅페이스는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남산돈까스'는 다 거짓말!'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그는 영상에서 남산돈까스의 원조가 기존에 알려진 '101번지 남산돈까스'가 아닌 다른 곳이라고 주장했다.
101번지 남산돈까스는 홈페이지에서 "90년대 생긴 남산 최초의 한국식 수제왕돈까스 전문점으로 남산 소파로 101번지에 개업하여 각종 매스컴에 소개되고 입소문을 타 현재 연간 30만 명(본점기준)이 넘는 고객이 찾아주시는 국내 1위 한국식 왕돈까스 전문점입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해당 영상에 등장한 101번지 남산돈까스 본점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다. 빅페이스는 "돈까스 거리에서 유일하게 치열한 웨이팅이 있는 곳"이라며 '남산돈까스'란 이름으로 전국에 40여 개의 분점이 있다고도 말했다.
또 다른 유튜브 영상이나 TV 등 매체, 블로그 후기 등에서 이곳을 원조라고 소개하고 있다고 했다. 해당 음식점에는 "여기가 남산 최초의 '원조 수제 돈까스 집'입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으며, 인근 유사브랜드 사용업소를 주의하라는 안내문도 부착돼 있다.
'남산돈까스' 운영자 "원조는 우리... 건물주한테 쫓겨나"
A씨가 과거에 자신이 만들었다고 주장한 간판과 현재 101번지 남산돈까스의 간판. 빅페이스 유튜브 캡처
그러나 빅페이스가 문제를 제기한 영상에 출연한 인근 돈까스 식당 주인 A씨는 "다 거짓말"이라면서 "우리가 1992년도에 최초로 남산돈까스를 유명하게 만들었는데 건물주가 아들 장가를 들이밀면서 소송을 해 권리금도 못 받고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101번지 남산돈까스라고 광고하고 체인점을 모집하니 그 자리가 유명한 자리가 됐다. 사람들이 거기가 원조인 줄 알고 다 거기로 간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빅페이스는 A씨가 1992년 소파로 103-1번지에서 최초로 남산돈까스를 시작했으며 1997년 지금의 101번지 남산돈까스 자리로 이전해 2011년까지 영업했다고 전했다.
빅페이스는 간판에 1992년에 시작됐다고 쓰인(Since 1992) 101번지 남산돈까스는 정작 2012년에 영업을 시작해 돈까스 거리의 식당 중 비교적 최근에 문을 열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A씨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 돈까스 거리로부터 약 1km 떨어진 소파로 23번지에서 '남산돈까스'라는 이름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101번지 남산돈까스의 주황색 간판도 우리가 만든 것"이라면서 "101번지 돈까스가 전화번호만 바꿔서 간판도 그대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101번지 남산돈까스는 홍보물에서 "주황색 간판 바로 그 집!"이라며 스스로 원조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A씨는 "우리가 다 해놓은 것인데 건물주라는 걸 악용해서 마치 최초의 집이라고 하면 못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영상은 11일 오후 기준 조회수가 100만을 넘겼다. 누리꾼들은 해당 내용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옮겼다.
101번지 남산돈까스 대표 "사실과 달라...증거자료 준비 중"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러자 10일 한 커뮤니티에 '101번지 돈까스'의 대표이사라고 주장하는 누리꾼이 글을 올렸다. 그는 "유튜브와 게시판에서 보신 내용은 사실과 많이 다르다"며 "지금 이러한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 증거자료와 반박자료를 준비 중"이라고 적었다.
동시에 "협력업체와 점주님들이 저희가 반박자료 준비 전까지 피해가 크시므로 판단과 비판을 자제하여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101번지 남산돈까스 홈페이지
이어서 101번지 남산돈까스는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101번지 남산돈까스 측은 입장문에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거짓된 사실이 퍼지고 있다"며 "101번지 남산돈까스는 1997년 설립되었으며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위탁운영자(A씨)에게 운영을 맡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의 주장에 대해서 "전 위탁운영자가 운영 과정에서 세금 체납, 식자재 대금 미납, 직원 급여 미지급 등 문제를 야기해 설립자 가족에게 피해를 입혔고 계약이 종료됐다"고 반박했다. 마지막으로 "거짓된 정보를 만들어내고, 기업에 피해를 입힌 관련자들에게 강력한 법정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누리꾼들 "설립연도 오기한 것은 소비자 기만"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러나 누리꾼들은 원조 돈까스 논쟁이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한 누리꾼은 "사업자등록증 사진 찍어 올리는데 5초면 되는데 무슨 자료 준비냐"고 지적했다.
특히 101번지 남산돈까스 측의 주장대로 1997년부터 식당 운영에 관여했다손치더라도, 설립연도를 5년이나 앞당겨 표시해 소비자를 속인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는 말에 힘이 실린다. 원조가 아니면서 원조인 양 행세하는 것은 원조집을 찾아 애써 방문하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101번 남산돈까스는 간판에 쓰여 있던 'Since 1992'는 전 위탁운영자가 남산 인근의 다른 장소에서 돈까스 음식점을 운영했던 연도를 임의로 표기했던 것이라고 사과했다.
한편 입장문이 올라왔을 당시 101번지 남산돈까스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1992년에 설립'됐다는 기록이 남아있었다. 현재는 1997년으로 고쳤다.
장윤서 인턴기자 chang_ys@naver.com
ⓒ한국일보 www.hankookilbo.com (무단복제 및 전재,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6
3
9
544
6
한국일보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
- 김창열, 이하늘 폭로에 부담 느꼈나...싸이더스HQ 대표 사임
- "술 먹자는데 갑자기"... 정민씨 父 공개한 아들 카톡 내용 보니
- 아들 간 이식 받고 99일 만에 깨어난 의식 불명 외상환자
- "靑 참모가 여당 의원 가르치듯 해서야"...송영길의 '작심' 발언
- 佛 연쇄 성폭행 살인마 옥중 사망… 희생자엔 9세 소녀도
- 전 아내도 큰딸도 빌 게이츠만 쏙 뺀 가족 사진 올렸다
- "안철수더러 알고리즘 공부? 법을 모르는 김남국" 조은산의 일침
- 2년간 사고판 금액만 20억... 도의원들의 화려한 '농테크'
- '찐 전통' 추구하는 유야호는 갓 대신 왜 머리끈을 매고 나올까
- 교통 사망사고 연루 박신영 "유족께 머리 숙여 사죄"
댓글 282MY
세이프봇 설정
설정 버튼
- 추천댓글도움말
- 찬반순
- 최신순
- 과거순
- 날보소14시간전거기랑 상황 똑같은데가 대전 용전동 삼계탕ㅡ집. 주인이. 내쫒아버리고 진짜 원조는 맞은편 2층에서 다시 장사함
- 답글2댓글 찬성하기161댓글 비추천하기2
- HAHAHAHA13시간전암튼 맛없음.
- 답글 작성댓글 찬성하기118댓글 비추천하기0
- 테티스13시간전완전 사기꾼이였어..게다가 악덕 건물주.ㄷㄷㄷ 어쩐지 맛도 없더라니.. 사람들은 맛보단 입소문으로 가는거지.
- 답글1댓글 찬성하기281댓글 비추천하기3
더보기
새로고침
많이본 뉴스
- 뉴스
- 1위4세 딸 손잡고 횡단보도 건너던 어머니 차량에 치여 숨져
- 2위'한강 의대생' 친구 CCTV.. "갑자기 주저앉거나 누워"
- 3위"트럼프 며느리·딸, 비밀경호원과 밀회..아마 위험한 관계"
- 4위집주인은 세입자 몰래 집팔고.. 세입자는 "방 뺄테니 5000만원"
- 5위일본 힘으로 개화를 꿈꾸다 처참하게 죽은 '삼일천하' 주인공
- 6위삼성바이오로직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생산 안 한다"(종합)
- 7위"새벽 3시40분, 친구가 정민씨 깨우고 있었다" 공통 진술 나왔다
- 8위'선릉역 그놈' 나타난 순간, 뒤쫓던 자의 정체
- 9위골목식당 사장님 끝내 '덮죽' 상표 뺏겼다? 특허청의 답변
- 10위7억8000만원 '로또 1등' 당첨..고생 끝에 낙이 온걸까?
- 연예
- 스포츠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
- "반찬 해먹으려 땄다고?..엄연한 불법, 손해배상 할수도"
- 박신영 "과속한 제게도 명백한 과실..고인 대한 비난 멈춰주시길"
- 세계일보양심 따위 모르는 교직원들.. '카톡 5분 상담'에 지도비 1700만원 등 총 94억 부당 집행
- 머니투데이71억 초고가 전세 '보유세 0원'..1주택자 부글부글
- 서울신문3000만 분의 1..美 희귀 바닷가재, 외모 덕에 식탁 대신 수족관행
- 연합뉴스"출산 축하합니다"..용혜인에 도착한 문대통령 과일바구니
- 머니투데이"손가락으로 사람 죽이는 맘카페, 처벌해달라"..靑 국민청원
- 중앙일보"이상한 게 보인다" 평택시 포스터에도 '남혐 손모양' 논란
- 머니투데이"손정민 친구 부모, 한강 올 이유 없었다"..프로파일러가 본 쟁점
- 중앙일보"다신 서울 가는 일 없을 것"..청주는 왜 싱글들 아지트 됐나
- MBC베이비박스 발견 뒤 입양.."사회복지사 엄마라 잘 키울 줄 알았다"
- 중앙일보"다들 방구석 명탐정 빙의" 어느 경찰의 '한강 사건' 분노
'■ Kitchen 식재료 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면·고추장·떡볶이까지 K-푸드 수출 사상 최대 (0) | 2021.05.28 |
---|---|
골목식당 사장님 끝내 '덮죽' 상표 뺏겼다? 특허청의 답변 (0) | 2021.05.12 |
한국 라면만 최고? 또 다른 세계 1위는 인도네시아 라면 (0) | 2021.04.29 |
가장 비싼 커피=스벅?.."어, 아니네 언제 이렇게 됐지" (0) | 2021.04.12 |
당장 '토마토'를 먹어야 하는 이유 (0) | 2021.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