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커피 하루 한잔 정도는 OK.. 머리염색은 하지마세요"

2021. 4. 25. 22:31■ 건강 의학/건강 질병 의학

"임신 중 커피 하루 한잔 정도는 OK.. 머리염색은 하지마세요" [엄마의사들이 말하는 산전관리]

정진수 입력 2021. 04. 25. 20:43 수정 2021. 04. 25. 20:47 댓글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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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태아 임산부 절반이 37주 이전 조산
신생아 중환자실 있는 병원서 분만을
고령 산모들 NIPT 검사 관심 많아
혈액으로 다운증후군 등 99% 예측
임신 중 백일해 접종하면 아기도 항체
출산 2주전 부모가 함께 맞으면 좋아

“무알코올 맥주 마셔도 되나요?”, “머리가 엉망인데 염색해도 될까요?”, “백일해 주사는 꼭 맞아야 하나요?”
 
임신부는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럽다. 엄마의 행동이 아이의 건강과 발달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가끔 “너무 민감한가”라는 의구심도 든다. 그러나 전문의에게 직접 “괜찮다”는 확답을 받아야 안심되는 게 엄마 마음인데, 궁금한 것마다 병원에서 일일이 물어보기는 너무 사소한 것 같아 망설여지고, 그렇다고 인터넷에 올라온 정보만 믿기엔 애매하다.
 
이럴 때, 한번 경험해봐서 그 마음을 잘 아는 ‘엄마 의사’들은 어떻게 했는지 궁금증이 든다.
 
강남차여성병원 산부인과 한유정, 조희영, 김수현 교수의 ‘엄마 수다’를 통해 마음 편하게 하는 산전 관리방법을 들어봤다.

◆늘어나는 고령 산모

-고령과 쌍둥이 산모는 더 신경써야 하나요?

조희영 : 2019년 통계에 의하면 산모 3명 중 1명이 35세 이상이다. 산모 나이가 많아지면 임신성당뇨, 임신성 고혈압, 갑상선 질환 등의 합병증이 증가할 수 있다. 조산과 저체중출생아가 태어날 위험성과 태아가 다운증후군을 가질 확률도 증가한다. 철저한 산전관리를 통해 산모의 건강상태를 면밀히 파악해 조기 조치하면 되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김수현 : 쌍둥이의 경우 일란성·이란성보다 태반 공유하는 단일융모막 여부가 중요하다. 쌍태아 수혈증후군같이 특별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단일융모막 쌍태아의 경우 16주부터 2주 간격으로 진료받아야 한다. 쌍태아 임신의 절반 정도가 37주 이전에 조산하고 평균 임신기간은 약 35주다. 그래서 다태아 임산부는 분만 병원에 신생아 중환자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 NIPT 검사는 꼭 받아야 하나요?

한유정 : 고령 산모가 많아지면서 태아 DNA 선별검사라고 불리는 NIPT 검사에 대한 관심 많아졌다. NIPT는 산모 혈액 채취해서 혈액 내에 존재하는 소량의 태아 DNA로 다운증후군 같은 염색체 이상 선별하는 검사다. 다른 선별검사에 비해서 다운증후군 검출률이 99%로 높고 양성 예측률도 높아서 실제로 많이 하는 검사다.

조 : 처음 시작 때는 고위험 산모만 받으라고 했는데, 이후 미국 산부인과 학회에서 나이에 상관없이 원하는 산모는 검사를 할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NIPT 검사를 통해서 다운, 에드워드, 파타우 증후군과 터너 증후군을 포함하는 몇 가지의 성염색체 이상을 선별할 수 있다. 고위험군으로 나온 경우는 융모막 검사나 양수검사를 통해 확진을 해야 한다. 확진이 될 경우 염색체 이상을 치료할 방법은 없다고 설명드리는데, 일부 산모분은 어떤 상황에도 분만하고 키울 거라며 검사를 하지 않기도 한다.

김 : (확진) 결과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 산모의 옵션은 없다. 염색체 이상은 여러가지 장기의 이상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분만 때 의료진이 준비해야 할 사항을 대처하기 위한 중요한 정보다.

- 백일해 주사 꼭 맞아야 하나요?

김 : 당연히 맞는 게 좋다. 산부인과학회에서도 원래 백일해 맞으라고 권한다. 엄마, 아빠 맞으면 좋고 할머니, 할아버지는 옵션이다. 임신부가 임신 중에 접종을 하면 아기가 엄마가 만든 항체를 받아서 태어나고, 아기와 접촉하는 가족이 접종을 하게 되면 가족으로부터 아기에게 전염되는 확률을 확연하게 줄일 수 있다. 출산 2주 전에는 맞는 것이 좋다. 만 1세 이하의 영아가 백일해에 걸리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조 : Tdap백신은 백일해, 디프테리아, 파상풍 3가지 질환을 예방하는 백신인데, 임신 27∼36주에 접종 권장된다. 임신중 Tdap백신을 맞아 항체를 아기에게 전달해서 백일해를 예방해 주기 위함이다. 신생아는 태어나서 3개월까지가 백일해에 가장 위험한 시기인데, 신생아가 태어나서 백일해 예방을 위해 예방주사를 맞기 시작하는 시기는 2개월부터다.

◆어디까지가 적정이죠?

-언제까지 일하고 출산휴가 써야 하나요?

한 : 저는 오전까지 일하다가 양수 터져서 분만했다. 10년 넘은 일이긴 하다.(웃음)

김 : 새벽에 진통이 왔는데 일하고 분만실에 가야 하나 고민했다. 진통은 갑자기 올 수 있는데 인수인계 문제 등이 있으니 38주 정도에 분만휴가 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조 : 산모들에게 일할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일하라고 한다. 후반에 갑자기 쉬게 되면 운동량이 확 줄어서 아기 몸무게도 늘고 분만이 힘든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저도 오후 5시까지 일하고 배가 아파서 올라가서 8시에 아기 낳았다.(웃음)

한 : 서서 일하고, 계속 앉아서 일해서 힘들어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분에게도 끝까지, 아주 끝까지 하라고 말씀하시나.(웃음)

조 : (웃음) 끝까지 하되, 강도는 줄여야 한다고 한다. 오래 앉아 일하는 사람들은 스마트워치 등 알람 설정해서 한 시간에 한 번씩 화장실 다녀오거나 일어나라고 한다. 오래 서 있는 분들은 붓기에도 도움되니 압박스타킹을 쓰라고 권한다.

모든 것에 민감한 산모들에게는 늘 사소한 궁금증과 걱정이 따라다닌다. 이 과정을 이미 겪은 엄마 의사들은 “걱정으로 스트레스 받는 일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수현, 조희영, 한유정 강남차여성병원 교수는 “제가 출산을 한 이후는 산모들이 임신 중에 겪는 입덧, 불면증, 위산역류 등의 증상이 얼마나 견디기 어려운지 알게 됐다”며 “산모들에게 철분제 먹으라고 했지만 막상 저는 잊어버리고 못 먹기도 했다”며 임신기간의 어려움에 대해 공감을 표현했다. 왼쪽부터 조희영, 한유정, 김수현 교수. 강남차여성병원 제공

◆이거 해도 되나요?

- 회 먹어도 되나요?

한 : 참 많이 하는 질문이다. 팥빙수, 꿀, 식혜 등 예상치 않은 음식들에 대한 질문들이 나온다. 왼쪽 옆으로 누워서 자야 하냐는 질문도 한다. 그럴 필요 없다고 말은 하는데…. 저런 질문 받으면 저는 누가 먹지 말라고 했냐고 물어본다. 술, 담배 빼고는 먹는 것은 크게 제한하지 않는다. 회는 수은, 중금속, 기생충 때문에 걱정하는데 저는 참치 한 마리 먹을 거 아니면 괜찮다고 말한다. 대신 깨끗한 데서 먹으라고 한다.

조 : 저는 회나 육회는 조심하라고 얘기한다. 음식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문제가 생기면 임신 초기에는 해결이 어려우니 좋은 곳에, 깨끗한 곳에 가서 최상급으로 먹으라고 권한다.

-커피, 끊어야 하나요?

한 : 저 임신 때 커피 마시긴 했다. 커피가 금기 음식은 아니다. 카페인이 기형을 유발하진 않는다. 대신 태아가 작은 경우에는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카페인 끊으라고 한다.

조 : 커피 못 마셔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는 하루 한 잔 정도는 괜찮다고 마셔도 된다고 말한다.

김 : 저도 커피를 좋아해서 마시긴 했지만, 임신 초기에는 좋아해도 참았다.

-술이 너무 마시고 싶어요. 무알코올 맥주 마셔도 되나요?

한 : 제가 엄격하게 금기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알코올과 담배는 다 독성물질로 금기다. 무알코올이라고 돼 있지만 조금씩 함유돼 있다. 수유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끊는 게 맞다.

-임신 중 파마·염색해도 되나요?

조 : 특히 염색은 하지 말라고 권한다. 염색약이 두피로 많이 흡수되고 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제가 하지 말라는 게 별로 없는데 염색은 하지 말라고 한다.

김 : 임신 중에 파마 염색 때문에 문제가 됐다고 하는 경우는 근거가 부족하지만 화학약품이니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자제하는 게 좋다.

한 : 산모에게 금기는 아니지만 좋을 건 없다고 애매하게 대답한다. 다만 새치 때문에 스트레스로 여름에도 모자 쓰고 오는 경우 있는데 그 정도 스트레스라면 하라고 한다.

-여행가도 되나요?

조 : 장시간 차 탈 때는 중간에 휴게소에서 쉬어주는 게 좋다. 산모들에게 제주도 가면 제발 올레길은 가지 말라고 한다. 올레길에서 많이 걷고 배아프다고 병원에 온다.

한 : 저는 제주도 가는 분에게 너무 많이 먹지 말라고 한다. 맛있는 거 먹고 몸무게 3∼4㎏ 쪄서 오는 경우가 있다.

김 : 조산기 없고 문제 없으면 비행기 타도 된다. 막달에는 진통 오면 안 되니 비행기는 36주 이전에 타야 한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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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서채한29분전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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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uddin ?1시간전DNA검사 니프티검사 비용이 50~100 만원이다. 바우처 한방에 날라가고도 모자른비용..병원마다 가격도 다르고..고령산모에게 필수항목이 되야할거 같은데 선택이 아니라..일단 너무 비싸다는데 문제.
  • 답글2댓글 찬성하기59댓글 비추천하기5
  • lala45분전건강한생각만.. 아기.. 낳고싶다..ㅎㅎ
  • 답글 작성댓글 찬성하기6댓글 비추천하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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