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후보 단일화를 위한 첫 토론회에서는 한국주택토지공사(LH) 투기 사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 등 현안에 대한 날 선 신경전이 이어졌다.
박 후보는 지난 12일 오후 JTBC에서 진행된 김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1차 TV토론회에서 앞서 자신이 이날 오전 야당에 제안한 LH 특검 도입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LH 특검을 제안했으나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거절했다. 의아하다.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이구나' 했다"면서 "야당이 합의하면 특검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는 "전형적인 여의도문법이다"라며 "특검으로 이 소나기를 그냥 지나가려는 것"이라며 각을 세웠다.
LH해체 문제에는 두 후보 모두 "해체해야 한다"는 한목소리를 냈지만 그 외 현안에선 서로 충돌했다.
김 후보는 박 후보의 '21분 도시' 공약을 "기존에 쌓은 도시를 무시하겠다는 것"이라며 "내 학생이었으면 에프(F) 학점"이라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박 후보의 수직정원 공약의 비현실성을 꼬집으며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들어 "랜드마크에 집착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 후보가 지난 11일 관훈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편하게 연락하는 사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도 "서울시 리더로서 정체성이 중요하다"며 "본인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 아닌가"라며 정면으로 문제삼았다.
또한 김 후보는 "안철수·오세훈 후보는 윤 전 총장의 콜을 받고 싶은 것 같은데, 박 후보도 (윤 전 총장의) 지원을 받고 싶은 것인가"라고 꼬집자 박 후보는 "좀 너무 많이 나간 것 같다"며 "그분들이 정도(正道)를 걸었을 때 서로 맺은 인연으로 연락하는 것은 잘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맞섰다.
범여권 단일화는야권에 비해 흥행 면에서 저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이미 박 후보 대세론이 형성돼 있어서다.
'의원직 사퇴' 배수진까지 치면서 단일화 테이블에 오른 김 후보 입장에선 이번 선거 과정을 통해 설사 최종 단일 후보가 되지 않더라도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에 박 후보를 상대로 날 선 공세 모드를 이어가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경선은 정말 밋밋하고 싱거웠다"며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함께 승리하려면 충실한 단일화 방식이 필요하고, 그 과정을 서울시민들이 흥미진진하게 여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오는 15일 2차 토론을 마친 후 16~17일 서울시민과 양당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다. 최종 단일 후보는 17일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