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1원80전이었던 버스요금, 2021년엔 얼마?

2021. 2. 21. 03:37■ 大韓民國/경제 금융

[오래 전 ‘이날’] 1948년 1원80전이었던 버스요금, 2021년엔 얼마?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2021.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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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30년 전인 1991년 2월 20일 경향신문에는 ‘교통료 오늘부터 인상 일반버스 170원, 좌석 470원’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시내버스와 좌석버스, 택시, 시외·고속버스, 여객선 등 대중교통요금이 일제히 인상된다는 기사였습니다. 당시 기사를 아래에 옮겨보겠습니다.

© 경향신문 1954년 서울 시내버스의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버스·택시·연안여객선 등 각종 대중교통요금이 20일부터 일제히 인상되었다. 시내버스의 경우 140원이던 일반 버스요금은 170원으로, 400원이던 좌석버스요금은 470원으로, 일반버스요금 중 중고생은 100원에서 120원, 국교생은 70원에서 80원으로 올랐다.

요금 인상과 함께 종전의 백색토큰은 황색토큰으로 대체되고 기존 토큰 및 회수권은 3월 31일까지 사용할 수 있으나 인상된 요금부담은 현금으로 더 내야 한다.

택시는 소형의 경우 기본요금이 700원에서 750원으로 오르고 353m에 50원이던 주행요금도 300m에 50원, 85초에 50원이던 시간요금은 72초에 50원이 되었다.

중형택시는 기본요금은 800원 그대로이나 주행요금이 483m당 100원에서 424m당 100원으로, 시간요금은 116초당 100원에서 102초당 100원으로 올랐다.

이밖에 시외버스는 23%, 고속버스 21%, 여객선 운임도 평균 5·5% 각각 인상되었다.

한편 버스와 택시업계는 요금인상에 따른 서비스 개선책으로 노후차 대체를 촉진하고 버스 승차표 판매소를 늘리며 차량의 청소상태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경향신문 1962년 서울 시내 버스정류장의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서민들에게 있어 반갑지 않은 소식일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서울시가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코러나19 때문에 안 그래도 힘든데 버스·지하철까지 올린다는 거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현재 서울 지하철 요금은 교통카드로 결제할 경우 기본요금이 1250원이고, 시내버스는 1200원, 마을버스는 900원입니다. 이 같은 대중교통 요금은 6년 전인 2015년 6월에 인상된 것입니다. 이보다 앞서 서울시는 2007년에는 각각 800원이었던 버스·지하철 요금을 900원으로, 2012년에는 1050원으로 인상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서울의 대중교통 요금은 어떻게 달라져 왔을까요. 경향신문의 과거 기사 가운데 시내버스 요금 인상 소식을 다룬 첫 기사는 73년 전인 1948년 2월 13일에 게재되었습니다. 당시 기사에는 “전기와 기차 등 모든 요금의 인상에 따라 뻐쓰 요금도 거의 두 배나 되는 1키로 당에 1원80전이던 것이 3원으로 인상되어 오는 15일부터 실시하기로 되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당시의 버스요금 인상률은 66.7%에 달했습니다. 현재 1200원인 시내버스 요금은 1948년 당시 1원80전에서 666.7배가량 오른 금액입니다.

또 60년 전인 1961년 2월 20일자 경향신문에는 시내버스 요금을 1구 50환, 2구 70환으로 인상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당시에는 화폐 단위가 원이 아닌 환이었고, 과거 지하철에 1구역, 2구역이 있었던 것처럼 시내버스 구간을 여러 개로 나누어 구간별로 요금을 매겼었습니다. 지금과 같은 원 단위를 사용하게 된 것은 1962년 화폐개혁 때부터입니다. 당시 화폐개혁은 10환을 1원으로 절하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어 1967년 10월에도 서울시는 버스요금을 60% 이상 인상했습니다. 당시 기사에는 “10일 상오 서울시는 오는 11월 중순 시내버스의 구간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구간제가실시되면 일반버스의 요금은 현재보다 최고62·5%, 좌석 및 급행버스는 60·6%가 각각 오르게 된다”는 내용이 실렸습니다. 당시 대중교통요금 인상은 담배값, 숙박비 등 인상과 함께 이뤄졌습니다. 당시 서울시 운수당국에 따르면 일반버스의 경우 기존의 8원에서 5원을 더, 급행 및 좌석버스는 기존보다 10원을 더 내도록 바뀌었습니다.

1970년대의 인상폭은 1967년보다는 적은 25%가량이었습니다. 정부는 1974년 2월 유가 상승에 따라 철도 및 항공, 해운, 버스, 택시 등 요금과 전기요금을 일제히 인상했습니다. 당시 경향신문 기사에 따르면 시내입석버스의 경우 일반은 20원에서 25원으로 25%, 학생은 10원에서 15원으로 50% 올랐습니다. 시내좌석버스는 30원에서 35원(학생은 25원)으로 올랐고, 택시 기본요금(2㎞당)은 90원에서 160원으로 77·8%, 주행요금(500m당)은 20에서 30원으로 50% 올랐습니다.

정부는 또 1977년 10월과 1978년 6월 잇따라 버스요금을 인상했는데 1978년의 인상폭은 일반 25%, 학생 16.7%였습니다. 당시 시내버스 요금은 어른은 40원에서 50원, 학생은 30원에서 35원으로 올랐습니다. 현재 교통카드를 사용하면 버스와 지하철 요금이 할인되는 것과 비슷하게 버스 토큰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할증료를 10원 물어야 했습니다. 정부는 당시 지하철 요금과 택시요금도 17~30%가량 인상했습니다.

이후에도 정부와 서울시는 계속해서 대중교통 요금을 인상해 왔는데 인상폭은 대체로 20% 안팎인 경우가 많았고, 1948년과 1967년처럼 60% 이상 금액을 단번에 올린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올해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대해 서울시는 버스업체와 서울교통공사의 적자 해소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서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시민들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요금 인상이 이뤄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요금 인상에 앞서 업체들과 지자체의 자구책 마련, 중앙정부의 지원폭 확대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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