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살인 누명 피해자 "이런 나라 왜 살아야 하나 싶었다"

2021. 2. 4. 23:07■ 법률 사회/법률 재판 민사 형사

낙동강 살인 누명 피해자 "이런 나라 왜 살아야 하나 싶었다"

 

김소연 기자

 

2021.02.04.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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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 한국일보

경찰 고문으로 허위 자백을 하고 21년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낙동강변 살인사건' 피해 당사자 최인철(60)·장동익(63)씨가 4일 열린 재심에서 31년 만에 무죄를 선고 받았다. 장씨는 "진실은 밝혀지는 거다 확신했지만 무죄 선고 이후에도 구속되기 이전처럼 우리 가정이 다시 화합해 사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변호를 맡았던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이날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장씨는 "두 살 먹은 딸아이와 놀다가 이름을 부르기에 '예'하고 나갔다가 영문도 모르게 경찰서로 갔다"며 "살인사건을 묻기에 모른다고 했지만 내 말을 들어주지 앟았고, 사흘에 걸쳐 고문을 하며 사람 아닌 짐승 취급을 해 치욕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살기 위해 불러 주는 대로 쓰다 보니 그게 공소장이 되고 재판을 했다"며 "가족과 생이별하면서 이런 나라에 왜 살아야 하는지, 억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낙동강변 살인사건의 재심 개시가 결정된 지난해 1월 6일 이후 인터뷰 과정에서 경찰들을 용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며 "하지만 1년 넘게 흐른 지금까지도 손을 내미는 사람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장씨는 "그들에게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그렇게 당당히 살 수 있는지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인터뷰한 박 변호사는 피해 당사자인 최씨와 장씨가 2013년 출소 이후에도 힘든 삶을 이어 왔다고 전했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두 사람은 재심을 위해 국가인권위원회·국민권익위원회·법률사무소 등의 문을 두드렸지만 외면 당했다. 최씨는 전과 사실 때문에 취직이 어려웠고, 장씨는 시력까지 안 좋아 할 수 있는 일 자체가 없었다.

박 변호사는 "장씨는 시력 상태가 좋지 않아 범행을 저지르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도 사건 재판 당시에는 자백이 중요한 증거로 적용됐다"고 전했다. 그는 "자백이 가장 강력한 증거의 왕이기도 하지만 위험성도 있는데 당시에는 수많은 모순이 다 무시당해 버리고 자백의 증거 가치만 인정돼 유죄가 됐다"고 부연했다.

박 변호사는 경찰의 강압수사와 관련해서는 "당시 검사와 사건 관련 경찰이 모두 살아 있고 법정에 나와 증언한 이도 여럿 되지만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그런 사실 없다'며 고문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는 "공소시효가 지나서 처벌은 안 받지만 민사상 책임과 사회적 비난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용기도 없는 것 같다"고 술회했다.

 

박 변호사는 이들 피해자들의 억울한 옥살이에 대한 형사보상 청구·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함께 당시 공권력 중 중대한 책임을 물어야 될 사람들을 피고로 삼은 소송도 제기할 예정이다. 그는 "다만 지금이라도 찾아와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면 그 사람들을 위증 고소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로 삼지 않을 수 있다. 아직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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