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25. 10:57ㆍ■ 법률 사회/화재 사건 사고
이성윤 검사장, 공수처 1호 수상 대상 되나
이정훈 기자 입력 2021. 01. 25. 10:01
공수처 출범 날 터진 직권남용 의혹.. "반부패부, '이규원 비위' 수사 못하게 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동아DB]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한 날(1월 21일) 건곤일척의 사건이 터졌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을 하던 2019년, 대검 반부패부가 수원지검 안양지청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관련 수사를 방해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국회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21일 공익신고를 바탕으로 이렇게 주장하며 이튿날 대검에 자료를 제출했다. 수원지검이 법무부를 압수수색하며 불법 출금을 수사하고 있는데, 대검 반부패부의 직권남용도 수사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공수처 수사 대상 될 수도이성윤 당시 반부패부장이 서울동부지검장에게 전화를 걸어 김학의 출금 사건 내사번호 입력 추인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서울동부지검의 거부 이후 시작된 안양지청의 수사를 대검 반부패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원하는 결론이 나오도록 했다면 일은 더욱 꼬이게 된다. 거부당한 것은 실행이 없었으니 넘어갈 수도 있지만,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성사시켰다면 책임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조만간 있을 검사장 인사에서 이성윤 지검장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판검사 사건 등을 맡기로 한 공수처 수사 대상자가 될 수도 있다. 이 지검장 윗선으로 수사가 확대될 수도 있다.
2019년 '김학의 불법 출금'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씨 사건을 재조사하라고 지시한 지 나흘 뒤 벌어졌다. 그때의 김씨는 자유인이었으니 문 대통령이 지시한 재수사를 피하기 위해 출국할 수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출국하려다 금지를 당했다.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 의혹 사건이 일어난 것은 그 후였다. '공익법무관 두 명과 법무부 출입국 직원들이 김씨 측에게 출국을 금지시킨다는 정보를 제공했을 것'으로 본 법무부가 이를 밝히라는 수사를 대검 반부패부에 의뢰한 것이 발단이었다.
출입국본부는 법무부 소속이다. 법무부는 이 의뢰를 정당화하기 위해서인지 출입국 공무원 세 명이 김씨의 출국정보를 177회 조사한 기록을 첨부했다. 대검 반부패부로부터 이를 넘겨받은 안양지청은 출입국 공무원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등 내사에 들어갔다. 이규원 검사가 발행한 긴급 및 정식 출국금지요청서의 사건 번호가 허위인 것도 확인했다. 그의 이름으로 된 정식 출금요청서에는 동부지검의 관인(官印)이 없어 누가 봐도 허위임이 명백했다. 그런데도 출입국 공무원은 이 요청서를 정식으로 처리했기에 이들에 대한 조사부터 시작했다.
그러곤 요청서 발행자 이규원 검사에 대한 수사계획, 이 요청서를 처리한 책임자인 출입국본부장 등에 대한 조사계획을 세워 보고하자, 대검 반부패부는 물론이고 법무부 검찰국도 왜 그쪽을 조사하느냐며 수사 중단 압력을 가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안양지청) 수사팀은 파견된 이규원 검사가 작성한 불법 긴급 출국금지 요청서, 승인 요청서(정식 출국금지 요청서) 및 카카오톡 단체방 대화 내용 등을 다수 발견하고 수사하려고 했으나 법무부 수사의뢰 혐의만을 수사하고 나머지는 수사하지 말라는 대검 반부패부 등의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안양지청은 2019년 7월 4일 대검 반부패부에 이 사건 수사결과 보고서를 보냈는데, 이 보고서에 "야간 급박한 상황에서 관련 서류(긴급 출국금지요청서)의 작성절차가 진행됐고, 동부지검장에 대한 사후보고가 된 사실이 확인돼 더 이상의 진행 계획 없음"이라고 기재했다. 이로써 공익법무관과 출입국 공무원들은 정보 유출 혐의에서 벗어나게 됐고, 관인 없는 요청서를 발행한 이규원 검사와 이를 처리한 출입국 공무원들도 무사히 넘어가게 됐다.
이성윤 당시 반부패부장이 동부지검장에 전화를 건 것은 맞지만 사후보고 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사후보고가 이뤄졌다면 최소한 관인은 찍혀야 한다. 안양지청은 수원고검에 이규원 검사의 불법 출금 요청서 작성을 보고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대검 예규상 현직 검사를 수사하려면 관할 고검에 보고해야 한다. 보고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 검사에 대한 수사가 당시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안양지청의 수사 개시 승인 요청이 없었기에 대검이 수사를 막은 게 아니다"라는 논리가 나올 수도 있다.
진짜 검찰개혁 단초 될 수도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은 1월 21일 법무부와 공정거래위원회, 인천공항, 대검찰청 등 이번 의혹과 관련 있는 다수의 장소를 동시에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국민의힘이 밝힌 공익제보에 이성윤 당시 반부패부장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내용은 없다. 반부패부에서 했다고 돼 있는데, 부장의 승인 없이 안양지청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긴 어려울 것이다. 이성윤 지검장은 "지시한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수사 경과에 따라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동훈 검사장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이 무혐의 처분 보고를 승인하지 않는 이성윤 지검장에게 이유를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징계하려고 할 때 차장검사들을 비롯한 서울중앙지검 상당수 검사들이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성윤 지검장의 입지는 크게 좁아지고 있다. 그에게 이번 의혹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서울중앙지검은 서울중앙지검의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역시 답변하지 않았다. 대검 반부패부의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 의혹 사건이 어디로 튈지 주목된다. 진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간동아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
- 서민 “홍진영이 ‘친문’이었다면 사과 필요 없고 청원 쏟아졌을 것” [서민의 야설-6]
- “현대차 살 돈으로 현대차 주식 샀어야…”
- ‘윤스테이’ 한옥 어디? 머물기만 해도 힐링, 古宅 스테이
- 위안부 배상금 딜레마 文정부 “108억 걷어차고 12억 내놓으라는 셈”
- 국내 판매 5000억, ‘독일 헤리티지DLS’ 피해자들 ‘곡소리’
댓글 1426MY
세이프봇 설정
설정 버튼
- 추천댓글도움말
- 찬반순
- 최신순
- 과거순
새로운 댓글 5
-
동방쉰기46분전
공수처 일빠 윤떡 & 장모 & 거니
답글3댓글 찬성하기234댓글 비추천하기44
-
going45분전
총장부터하고 갑시다.
답글 작성댓글 찬성하기157댓글 비추천하기43
-
보리스44분전
ㅍㅎㅎㅎㅎㅎㅎㅎㅎ 넘 웃김 자신들의 바램을 기사로 쓰다니... ㅉㅉㅉㅉㅉ 버텨 주십시오~~~
답글1댓글 찬성하기289댓글 비추천하기27
더보기
새로고침
많이본 뉴스
- 뉴스
- 1위"수차례 성폭행 성접대 강요 당했다" 승설향, 탈북작가 장진성 폭로
- 2위담임 때린 초등생, 징계받자 교장 상대 소송했다 패소
- 3위출산한 지 7개월.. 이러니 아이를 안 낳는 것 같아요
- 4위신규확진 437명, 다시 400명대로..대전 종교교육시설서 집단감염(종합)
- 5위베이글 가게 앞에 멈춘 바이든 행렬.."트럼프 땐 없던 일"(종합)
- 6위'부채' 경고한 강석훈 교수.."불나도 불 끌 수 없는 상황 대비해야"
- 7위정 총리 "대전서 갑작스러운 사태..안타까운 마음"
- 8위이성윤 검사장, 공수처 1호 수상 대상 되나
- 9위230m 옥상서 파노라마 뷰, 투명 유리 화장실.. "과거의 도쿄는 잊어라"
- 10위삼성과 LG에 대한 국민생각..관심도 '삼성' 호감도 'LG' 우세
이전다음전체 보기
- 연예
- 스포츠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
- 정의당, 김종철 대표가 장혜영 의원 '성추행'.."본인도 인정"
- [인터뷰]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공수처? 정권 바뀌면 우리 편!"
- 데일리안"수차례 성폭행 성접대 강요 당했다" 승설향, 탈북작가 장진성 폭로
- 뉴시스주호영 "추미애 나가니 박범계..이리 피하니 범 만난 격"
- 매일경제윤석열, 대선의 별? 신기루?..운명의 순간이 다가온다
- 노컷뉴스"文 지킴이 유시민, 대선 나온다" vs "친문도 모르는 썰"
- 연합뉴스김종인 "대통령 긴급명령으로 피해지원 100조 확보해야"
- 국민일보조국이 퍼간 추미애 인터뷰 '사퇴 안한 윤, 눈치없다'
- YTN대통령 지지율 2주째 상승..민주당, 8주만에 국민의힘 추월
- 헤럴드경제김정은 '금고지기' 사위 탈북..노동당 39호실은 어떤곳?
- 연합뉴스베이글 가게 앞에 멈춘 바이든 행렬.."트럼프 땐 없던 일"(종합)
- MBC[시선집중] 이영채 "도쿄올림픽에 스가 정권 운명 달려..3월 결정될 듯"
'■ 법률 사회 > 화재 사건 사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찰, 유족에 "엄마 살해당했다" 다음날 통보 (0) | 2021.02.23 |
---|---|
카지노의 유령?..제주서 증발 145억, 단서를 찾다 (0) | 2021.02.19 |
검찰,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 법무부 압수수색 (0) | 2021.01.21 |
얼어죽은 신생아 비극…20대 친모, 화장실서 낳아 창밖 던졌다 (0) | 2021.01.17 |
檢 작심발언 "조국 일가 엄중한 비리..수사 비난은 내로남불" (0) | 2021.0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