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6. 18:49ㆍ■ 법률 사회/法曹人
얼굴까지 대상포진 번졌다, 김경수 재판장 '맘고생 8개월'
박태인 입력 2020.11.06. 15:27 수정 2020.11.06. 15:53
주변 동료들 "압박 상당했을 것, 심지 굳은 판사"
2018년 8월 특검에 출석하던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김경수(53) 경남지사의 댓글조작 혐의에 유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주며 징역 2년을 선고한 함상훈(53)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김 지사 재판 중 대상포진까지 앓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얼굴에 수포가 생길만큼 심각했다.
김 재판장은 법원을 나설 때 동료 판사와 김 지사 재판의 핵심 쟁점인 '닭갈비 문제'를 논의하는 모습이 기자에게 포착된 적도 있다. 그만큼 어렵고 고된 재판이었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함상훈 부장이 김 지사 재판으로 상당한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은듯하다"고 말했다.
━
"킹크랩 시연회 봤다" 발언 뒤 재판부 합류
함 재판장은 지난 3월 차문호(52)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후임 재판장으로 김 지사의 사건을 맡았다. 전임 재판장인 차 부장판사가 2월 인사이동 전 "우리 재판부는 잠정적이긴 하지만 김 지사가 킹크랩(댓글조작 프로그램) 시연회를 보았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힌 뒤 들어왔다.
‘댓글 조작’ 김경수·드루킹 일당 혐의별 판단. 그래픽=신재민 기자
당시 김 지사 측에선 "차문호가 이 사건의 주심인 김민기를 코너로 몰았다"고 반발했다. 김민기(49) 판사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회장을 맡았던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하지만 김 판사 역시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회를 본 사실에 대해선 이견이 없었다. 당시 김 지사의 시연회 참석 사실을 부인했던 변호인단에선 "사형 선고를 받은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이날 선고에서도 함 재판장은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회를 본 사실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된다"고 강조했다.
함 재판장은 3월부터 재판을 맡아 "이 사건 전체를 다시 보겠다"며 9월 3일 결심까지 6개월간 김 지사 재판을 추가 심리했다. 11월 6일 선고를 했으니 재판부가 최종 합의를 하고 판결문을 쓰는 데까지는 두 달이 걸렸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김 지사 사건의 항소심은 1년 8개월만에 끝을 맺었다.
김경수 지사와 달리 그의 공범으로 기소된'드루킹' 김동원 씨에 대해선 지난 2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이 이미 확정됐다. [연합뉴스]
━
"디지털 증거는 피고인에 불리" 김경수에게 직접 물은 함상훈
김 지사의 전임 재판부는 선고를 두 차례나 연기하며 변론을 재개했었다. 함 재판장은 재판 중 김 지사와 김 지사 변호인의 대답에 의문을 표하는 질문을 많이 던졌다. 전임 재판장보다 적극적이었다.
결심 공판 때는 김 지사에겐 직접 "사람의 말이 다 허공에 흩어지지만 시대가 많이 변해 디지털 증거가 남는다"며 "디지털 자료는 피고인에게 불리한 것이 꽤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드루킹 특검에 파견 수사를 했던 한 관계자는 "함 재판장이 기록을 꼼꼼히 보고 말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함 부장판사와 사법연수원 같은 반 출신인 검찰 출신 변호사도 "함 부장은 판결을 할 때 여론의 눈치를 보는 스타일은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김 지사 측에선 "유죄 심증을 한번 가지면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는 판사"란 비판적 견해를 전했다.
지난해 8월 드루킹 특검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허익범 특검의 모습. [연합뉴스]
━
행정처 이력 없어, 특정 연구회 활동도 안 한 듯
함 부장판사는 우리법연구회나 국제인권법연구회, 민사판례연구회 등 정치권의 주목을 받은 법원 내 학회 활동을 한 이력은 없다.
김 지사와 동갑내기로 서울대 법대 85학번인 함 부장판사는 해군 법무관을 거쳐 1995년 판사로 임용됐다. 2004년 헌법재판소 파견을 제외하면 일선 법원에서 재판만 했다. 법원행정처 근무 이력은 없다. 2015년인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승진했다.
함 부장판사는 2017년 '도봉구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을 맡아 가해자들에게 1심보다 더 높은 형량을 선고해 주목을 받았다. 함 부장판사는 당시 법정에서 "재판을 하며 분노가 치밀어 이게 과연 사람이 할 수 있는 짓인가 생각했다"며 피고인들을 질타했다. 함 부장판사는 이날 김 지사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 "조직적인 댓글 부대 활동을 용인한다는 것은 존경받아야 할 정치인으로서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김 지사에게 징역2년을 선고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Copyrightⓒ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중앙일보 주요 뉴스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
- [윤석만의 뉴스뻥]文의 소통 약속, MB·朴보다 잘 지켰다고?
- 서민 "외모 욕하는 댓글 난 좋다, 기생충 전공과도 시너지"
- '댓글조작' 김경수 항소심 징역 2년…대법 확정되면 지사직 상실
- "내가 임산부 역할? 헉 했다" 아이돌이었던 정수정 파격 변신
- [단독] 반기문·박진·조태용…야당 '바이든 인맥' 다 모인다
- '죽음의 바다' 악명 떨친 그 곳, 50년만에 '잘피'가 돌아왔다
- [단독] 김경수 항소심 재판 날, 野 '김경수 방지법' 발의한다
- 트럼프 초유의 불복시사 "선거 조작돼, 연방대법원서 끝날수도"
- 이성윤 10개월 미적댄 원전수사, 윤석열의 남자 이두봉 나섰다
- 홍진영, 석사논문 표절률 74% 의혹···"당시엔 문제없었다"
댓글 3025MY
- 추천댓글도움말
- 찬반순
- 최신순
- 과거순
-
라인3시간전
중앙이 실드치는 것 보니까, 판사 자슥이 정치 판결했네.
답글15댓글 찬성하기1540댓글 비추천하기114
-
강산이3시간전
중앙이 적극적으로 빨아주네
답글4댓글 찬성하기489댓글 비추천하기30
-
흑심20023시간전
헐겠다 중앙기자야
답글25댓글 찬성하기2158댓글 비추천하기44
더보기
새로고침
많이본 뉴스
- 뉴스
- 1위100개에 약 1100만원..올해 첫 수확 '귤', 日서 고가에 낙찰
- 2위"트럼프 '2기 개각' 준비 중"..착착 진행되는 불복 시나리오
- 3위얼굴까지 대상포진 번졌다, 김경수 재판장 '맘고생 8개월'
- 4위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 '미반송' 우편투표 2200장 나와
- 5위"절대 안나가"→"어떤 역할이든"..安, 서울시장으로 선회?
- 6위'손혜원 수사 지휘' 김범기 차장검사 사직
- 7위주영진 "인터뷰 도중 걸러내지 못했다"..'100% 순종' 논란 사과
- 8위전국 76개교 '등교 중단'..학생·교직원 12명 추가 확진(종합)
- 9위김경수 2심서 '댓글조작' 징역 2년·선거법 무죄..법정구속 안해(종합)
- 10위바이든, 대권 고지..펜실베이니아 이기면 승리 확정
이전다음전체 보기
- 연예
- 스포츠
포토&TV
- " class="thumb_g" style="width: 144px; height: 140px;" src="https://img1.daumcdn.net/thumb/S288x28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11/06/yonhap/20201106184048896atnn.jpg"/>포토"초접전 경합지 조지아, 바이든 917표차로 역전..개표율 99%"
- 영상4차산업혁명위 "원격학습 정책 추진 위해 범정부 노력해야"
이 시각 추천뉴스
- 김경수 2심 재판장, 성폭행범에 '분노의 판결' 화제(종합)
- 뉴시스고민정 "檢 칼날 내게 미칠까 두려워" vs 진중권 "무슨 짓 했나?"
- 뉴스1이재명, 김경수 유죄에 "안타깝게 생각, 대법 남아있기에 수습되길"
- 연합뉴스'드루킹 댓글' 연루 김경수 지사 유죄 선고에 경남도 '침울'
- 머니투데이트럼프 "부패 선거·사기"..16분간 '불복선언' 외쳐(종합)
- 한국일보[美 대선] '바이든 승리' 위스콘신에서 투표자 수가 유권자 수보다 많다고?
- 정의 "최악의 특검이 기소..김경수, 대법원까지 지켜보겠다"
- 뉴시스'손혜원 목포 의혹' 수사한 검사, 사직.."열정 소진됐다"
- 중앙일보"현수막 달다 6m 추락한 동생 뇌사" 의사 형 눈물의 청원
- 뉴스1트럼프 8시30분 기자회견..승복 선언할까?(종합)
- 머니투데이"강한 유감, 납득불가".. 김경수 '실형'에 반발한 민주당
- 뉴스1'대권잠룡' 김경수 징역 2년 확정 땐 대선 불가능..피선거권 7년 제한
'■ 법률 사회 > 法曹人' 카테고리의 다른 글
秋에 반발 '커밍아웃' 검사 5人 "젊은 검사들에겐 댓글 참여가 평검사회의" (0) | 2020.11.19 |
---|---|
윤석열 파면, 국회는 왜 책임을 회피하는가? (0) | 2020.11.15 |
"실명 걸고 秋장관 비판, 사실상 90% 동참" 들끓는 검찰 (0) | 2020.11.02 |
법조계 "윤석열, 동물총장 모습 보여"..생중계 시청률 9.91% (0) | 2020.10.23 |
윤석열 "문 대통령, 총선 뒤 임기 지켜라 메시지 전해" (0) | 2020.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