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정 맥도날드 총괄셰프 "더 맛있어진 버거..'디테일'의 승리죠"

2020. 6. 28. 11:29■ Kitchen 식재료 음식

[인터뷰] 최현정 맥도날드 총괄셰프 "더 맛있어진 버거..'디테일'의 승리죠"

입력 2020.06.2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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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정 한국맥도날드 총괄셰프 인터뷰
'베스트버거' 전 매장 안착 진두지휘
빵 굽는시간 5초 더.."디테일이 맛 좌우"
"맛있는 버거..코로나 시대에도 경쟁력"

 

최현정 한국맥도날드 총괄셰프(이사) [제공=한국맥도날드]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햄버거는 첫입에 ‘맛있다’고 느껴야 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먹는 ‘빵’ 맛이 중요해요. 또 마지막은 ‘소스’ 맛으로 정리가 돼죠. 결국 번(햄버거빵)부터 패티, 채소, 치즈는 물론 소스의 양까지 다 들여다보고 보관법부터 조리법까지 다 바꿨어요.”

최근 서울 종로구 한국맥도날드 본사에서 만난 최현정 한국맥도날드 총괄셰프(이사)는 국내 맥도날드 매장에 ‘베스트 버거’ 도입을 준비했던 과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베스트 버거는 맥도날드가 약 2년에 걸쳐 식재료와 조리 과정, 조리기구 등 버거 제조 전반을 개선한 글로벌 정책이다. 한국맥도날드는 2018년 하반기부터 인력 및 설비 투자는 물론, 내부직원 교육과 실습 등을 거쳐 지난 3월 전국 매장에 이를 도입했다.

5초 더 구운 빵, 양파 뿌린 패티…“디테일이 맛 좌우”

최 셰프는 베스트 버거에 대해 “각 재료의 맛을 더 살리면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조리를 조금씩 더 자주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번은 굽는 시간을 5초 더 늘렸고, 글레이즈 코팅해 윤기 나면서도 공기 중에 노출돼도 촉촉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글레이즈 코팅은 빵의 온기를 더 오래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패티는 불맛과 육즙을 더 풍성하게 느낄 수 있도록 조리환경에 변화를 줬다. 채소는 기존에도 소량 보관하던 것을 보관량을 60% 더 줄여 신선도를 높이고자 했다.

“빅맥은 예전에도 패티 조리시 양파를 활용했는데, 뜨겁게 굽고 있을 때 양파를 뿌리는 식으로 조리방식을 바꾸면서 단맛과 향이 더 잘 묻어나도록 했어요. 치즈도 온도에 따라서 입에서 느끼는 멜팅감이 달라요. 그래서 가장 적절하게 녹는 온도(약 17.5도)를 명확하게 제시했죠. 이런 게 디테일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도 첫입부터 마지막 한입까지 균일한 맛을 내는 것이 햄버거 만드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다. 가장자리부터 먹기 때문에 처음엔 모든 재료가 어우러진 풍성한 맛을 느끼기 어렵다. 또 먹다보면 마지막엔 빵과 채소만 남거나 소스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에 맥도날드는 소스 양을 50% 늘리고 소스 분사 영역을 넓혀 첫입부터 마지막입까지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게 했다.

베스트 버거 도입 이후 조리 과정이 보다 까다로워지고 원가 부담이 높아진 부분도 있다. 최 셰프는 “전국 매장에 도입하기 위해 고객 조사와 전직원 대상 교육을 실시하는 등 비용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시간과 노력 면에서도 많은 투자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베스트버거 도입 이후 고객들이 긍정적 반응이 있었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야말로 장기적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싼 레스토랑보다 많은 고객 찾는 음식에 보람 커”

세계적 요리학교인 CCA와 CIA를 졸업한 최 셰프는 미국에서 다양한 음식문화를 경험하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현지 호텔 레스토랑에서 일할 당시 최 셰프는 직원 식사를 위해 한국 요리를 준비하며 메뉴 개발자가 되는 기반을 닦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총주방장이 마음에 드는 요리가 있으면 재료를 하나하나 나열해보라고 시키더라고요. 또 일일이 사진 촬영을 해서 레시피를 작성해보라고도 하고요. 여기에 뭘 더 넣고 어떻게 담아내느냐에 따라 파인다이닝 음식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죠.”

이후 최 셰프는 매드포갈릭, 토니로마스,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비스트로 서울 등을 거쳐 2014년부터 맥도날드로 자리를 옮겨 메뉴 개발을 시작했다. 슈비버거, 1955버거 등 수많은 히트 버거가 최셰프 손을 거쳐 탄생했다. 2015년에는 전세계 190만명의 맥도날드 직원 중 0.01% 직원에게 주어지는 상인 ‘글로벌 맥도날드 프레지던트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베스트버거'가 도입된 맥도날드 대표 버거 제품 [제공=한국맥도날드]

 

햄버거 프랜차이즈 메뉴 개발은 일반 레스토랑 등과 달리 식재료 사용이나 조리법 등에 일부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전 매장 직원들이 쉽게 조리할 수 있도록 조리 과정을 단순화해야 하고,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합리적 가격을 위해 원가도 늘 의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메뉴 개발에 있어 이같은 제약에 아쉬움도 있을 법 했다.

이에 대해 최 셰프는 “원가 압박에 시달리지 않고 비싼 식재료를 쓴다고 전 국민이 좋아해주진 않을 것”이라면서 “맛있는 양질의 음식을 가성비 있는 가격에 많은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더 크다”고 말했다.

‘맛있는 음식’ 기본에 충실한 것이 경쟁력

최 셰프는 맥도날드 만의 경쟁력으로 차별화된 ‘소스’를 꼽았다. 버거의 마지막 맛을 잡아주는 것이 소스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새우패티와 비프패티가 함께 들어가는 ‘슈비버거’ 개발 당시, 두가지 패티에 어울릴 만한 소스를 개발하는 것이 난제였다. 당시 최 셰프는 이것저것 재료를 펼쳐놓고 만들다가 잠들었다가 다시 만들기를 반복했다. 그 결과 양파의 풍미를 살리면서 한국인 입맛에 맞는 매콤함도 가미된 어니언 소스가 탄생했다. 아무리 특출난 소스를 개발했다고 해도 이를 대량화하는 것은 또다른 과제다. 매장 어디서나 일정한 소스 맛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최 셰프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이같은 노력이 더해져 당초 한정판 메뉴였던 슈비버거는 정식 메뉴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최근 맥도날드 뿐 아니라 모든 외식업체가 코로나19 여파로 도전을 맞았다. 많은 소비자들이 외식을 줄이고 집밥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어려운 시국에 최 셰프는 “맛있는 음식을 제공한다는 기본에 충실한 것이 해법이 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베스트 버거 도입 이후 맥도날드는 ‘버거 맛이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으며 1~4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 올랐다.

“고객에게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은 ‘맛있는 음식’이예요. 이번 베스트 버거도 최상의 맛을 위해 조리방식 뿐 아니라 설비까지 바꾸는 대대적 투자를 한 거죠.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투자하는 점이 맥도날드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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