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일까, 커플일까..함께 나라 지키는 군대판 부부의 세계

2020. 5. 20. 13:21■ 국제/군사 무기

전우일까, 커플일까..함께 나라 지키는 군대판 부부의 세계

박대로 입력 2020.05.2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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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1일 부부의 날 앞두고 각 군종별 커플 소개

[서울=뉴시스] 신병훈련 소대장으로서 함께 정병육성에 나서고 있는 육군훈련소 김현규·김나영 상사 군인부부. 2020.05.20. (사진=육군 제공)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오는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부대에서 함께 근무하며 부부애와 전우애를 쌓아가고 있는 군인 부부들의 사연이 눈길을 끈다.

2018년 결혼한 육군훈련소 김현규(27) 상사와 김나영(27) 상사는 나란히 신병훈련 소대장을 맡고 있다.

2015년 훈련부사관이 된 두 사람은 육군훈련소에서 함께 근무하며 처음 만났다. 당시 MBC 진짜사나이 방송에 출연해 '꿀성대 교관'으로 알려져 있던 남편은 아내에게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했다. 남편의 유명세가 부담스러웠다는 아내는 부대 임무에 성실히 임하는 남편을 보고 마음을 열었다고 한다.

지난해 이들 부부는 모든 훈련부사관들이 선망하는 '올해의 훈련부사관'에 나란히 선정돼 참모총장 표창을 수상했다. 부부가 그간 수상한 표창과 상장을 모두 합하면 70개가 넘는다. 이 부부의 태권도 단수는 도합 7단이다.

군 복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묻는 질문에 부부는 동시에 장병의 생명을 구했던 일을 떠올렸다. 남편은 2017년 심정지 증상을 보이는 훈련병에게 응급조치를 해 생명을 구했다. 아내는 2014년 동서울터미널에서 간질로 쓰러진 병사를 발견하고 응급조치해 부대에 복귀시켰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천마부대 김임수(47) 원사(행정보급관)와 박철순(46) 원사(급양관리관)는 1995년 부부의 연을 맺은 21년차 부부군인이다.

[서울=뉴시스] 1999년에 있었던 고공강하 결혼식에서 특수전사령부 김임수·박철순 원사(당시 계급 중사)가 강하를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5.20. (사진=육군 제공)

두 사람은 1995년 강하훈련을 함께 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아내가 소속된 여군 중대가 남편이 속한 지역대와 강하훈련을 비롯한 행군, 해상훈련 등을 함께 했고 이 인연은 연애와 결혼까지 이어졌다.

이들 부부는 고공강하로 결혼식을 해보자는 선배의 제의에 따라 1999년 국군 최초로 고공강하 결혼식을 했다. 강하 경험이 많은 이들이라 강하 도중 입맞춤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다.

하사부터 원사까지 25년간 부부는 함께 근무했다. 남편 김 원사는 지난해 12월 낙하산 강하 4075회 기록을 달성하며 현역 장병 중 최다 강하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아내 박 원사도 지난해 11월 낙하산 강하 987회를 기록한 베테랑이다.

이들은 "25년간 부부와 전우로서 다져진 신뢰로 흔들림 없는 가정을 만들었고 그 가정 덕분에 안정적인 군 생활을 할 수 있었다"며 "군 생활도 가정생활도 믿음과 신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군 군수사령부(사령관 소장 박노천)에는 군무원 부부 50쌍이 함께 근무하고 있어 화제다.

[서울=뉴시스] 해군 군수사령부에서 함께 근무하는 군무원 부부 9쌍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해준 의료진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하며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하고 있다. 2020.05.20. (사진=해군 제공)

군수사는 두 사람이 하나가 된 것을 기념하는 부부의 날을 하루 앞둔 20일 부대 내에서 함께 근무하는 군무원 부부들과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했다. 참석한 부부들은 '덕분입니다'라는 글자를 새긴 비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했다.

덕분에 챌린지에 참가한 배창근(48)·박주경(48) 부부는 "굳이 부부의 날이 아니더라도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고 가족과 함께한 모든 순간이 감사하다"며 "군수사령부에 새겨진 '덕분입니다'라는 말처럼 우리 부부를 포함한 해군 가족들이 코로나19 위협에도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모두 의료진과 생활 속 거리두기에 동참하고 있는 장병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조성래(50)·이은주(46), 강봉철(46)·서은경(43), 장영기(39)·박재연(34), 최명기(33)·변세희(33) 부부는 모두 대학 시절 만나 해군 군무원 임용을 함께 준비해 꿈을 이룬 이들이다.

조성래·이은주 부부는 1997년 동기로 임용돼 23년째 해군에서 근무하고 있다. 강봉철·서은경 부부는 2015년 능력개발교육 위탁생으로 선발돼 2년간 함께 공부하며 군사관리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강창명(36)·박지희(33) 부부는 한국 해양대 재학 당시 만나 2009년 해군 소위(NROTC 54기), 해병대 소위(OCS 106기)로 임관해 각각 2년, 5년간 복무했다. 전역 이후에도 함께 해군·해병대에서 근무하고 싶었던 이들 부부는 차례로 해군 군무원으로 임용됐다.

[서울=뉴시스] 해군 군수사령부 함정기술연구소 기관연구과에서 군무원으로 함께 근무하는 이재영(32), 정현주(31)부부가 손으로 사랑의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두 사람은 사무실에서 등을 맞대고 서로를 의지하면서 근무하고 있다. 2020.05.20. (사진=해군 제공)

같은 부서 혹은 한 공간에서 근무하며 24시간 함께하는 부부도 8쌍이다. 군수사 함정기술연구소 기관연구과에서 함께 일하는 이재영(32)·정현주(31) 부부는 "같은 부서에서 함께 근무하니 직장생활을 서로 잘 이해할 수 있고 힘들 때도 서로의 응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된다"며 "그 때문인지 가정에서도 저절로 상호 존중하고 배려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돼있다"고 설명했다.

해군 군무원인 남편을 동경해 늦깎이 군무원 생활을 시작한 부부도 있다. 1999년 군무원 생활을 시작한 하용운(48) 군무주사의 아내인 김귀애(42) 군무서기는 2016년 38세로 군무원에 임용됐다.

김 군무서기는 "세 아이의 엄마로 육아를 하면서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해군 군무원이라는 꿈을 이루기까지 1년 동안 집안일과 아이들 뒷바라지를 도와주며 시험 준비를 도와준 남편의 도움이 컸다"고 회상했다.

이 밖에 이훈구(48)·강미숙(51) 부부의 아들이 해군 부사관으로 복무 중이다. 이상현(40)·김노윤(37) 부부는 준사관 출신의 큰아버지를 비롯해 부사관 사촌들을 둔 해군 가족이다.

공군에서는 지난 2월부터 약 3개월간 만나지도 못한 채 부대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참여하고 있는 부부가 화제다.

[서울=뉴시스] 서종철·김미정 중령이 '덕분에 챌린지' 수어 동작을 함께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5.20. (사진=공군 제공)

주인공은 공군 제10전투비행단 항공의무대대장 서종철 중령(43)과 제11전투비행단 항공의무전대장 김미정 중령(42) 부부다.

의무특기인 두 사람은 소속 부대 항공의무지원 임무를 총괄하는 지휘관으로서 올해 초 코로나19가 확산되자 각 부대 의무분야 총책임자로서 검체채취반과 역학조사반을 이끌었다.

이들은 유증상자 검체를 채취해 검사를 의뢰하고 유증상자 이동동선을 파악하며 격리상황을 수시로 확인했다. 또 부대 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코로나19 예방수칙, 소독방법 등을 장병들에게 교육했다. 그 결과 소속 부대에서 집단감염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2003년 결혼 후 약 4년을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다. 이번에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약 3개월간 떨어져 지내다 휴가제한 조치가 해제된 이달 초에야 다시 만났다.

대구에 있는 11전비에서 근무 중인 김미정 중령은 "코로나19가 무섭게 퍼져나갔던 2~3월에는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는 것처럼 눈앞이 캄캄했다"며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 남편에게도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서종철 중령은 "군인으로서 임무 수행을 위해 임지에서 혼자 지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일과 육아를 모두 도맡아 하고 있는 아내에게 항상 미안하고 감사하다"며 "두 아들에게 언제나 든든하고 모범이 되는 부모가 될 수 있도록 아내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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