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이은 마법같은 음악의 힘..레이디 가가 자선 콘서트 감동

2020. 4. 19. 14:43■ 음악/음악 공연

세계 이은 마법같은 음악의 힘..레이디 가가 자선 콘서트 감동

이재훈 입력 2020.04.19. 13:38

'원 월드 : 투게더 앳 홈' 코로나 극복 '8시간의 음악 기도문' 울림
간호사 모친 폴 매카트니, 의료진 응원, SM그룹, 韓가수 유일 출연
한국 방역 체계에 대한 짚기도..가가 "WHO 사무총장 수퍼스타"
[서울=뉴시스] 오른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안드레아 보첼리, 셀린 디옹, 랑랑, 레이디 가가. 2020.04.19. (사진 = '글로벌 시티즌' 유튜브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렛 디스 비 아워 프레이어"(Let this be our prayer·이렇게 기도하게 하소서)(안드레아 보첼리), "렛 디스 비 아워 프레이어"(Let this be our prayer·이렇게 기도하게 하소서)(셀린 디옹)

"저스트 라이크 에브리 차일드"(Just like every child·어린 아이처럼)(존 레전드), "저스트 라이크 에브리 차일드"(Just like every child·어린 아이처럼)(셀린 디옹)

"니즈 투 파인드 어 플레이스"(Needs to find a place·안식처를 찾으려고 하는)(레이디 가가) "가이드 어스 위드 유어 그레이스"(Guide us with your grace 당신의 영광으로 우리를 이끄소서)(존 레전드)

세계적인 가수들이 잇따라 피아노의 반주에 맞춰 영어로 '더 프레이어(The Prayer)'를 나눠 불렀다. 그리고 마지막 이탈리아로 "센토 체 치 살베라"(Sento che ci salvera·그 믿음이 우리를 살리게 하소서)라고 합창하는 순간,세상에서 제일 애절하고 감미로운 '음악 기도문'이 새롭게 탄생했다.

한국시간으로 19일 오전 11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을 대변한 노래가 세계에 울려퍼졌다.

[서울=뉴시스] 폴 매카트니. 2020.04.19. (사진 = '글로벌 시티즌' 유튜브 캡처) photo@newsis.com

미국 팝스타 레이디 가가, 이탈리아 세계적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캐나다 팝스타 셀린 디옹, 미국 R&B 가수 존 레전드의 목소리 그리고 중국 출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의 피아노 반주가 초대형 온라인 자선 콘서트 '원 월드 : 투게더 앳 홈(One World: Together At Home)'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각자가 머물고 있는 공간에서 노래를 부른 만큼 몸은 멀리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을 통해 빚어진 하모니는 어느 때보다 합일을 이뤄 조화로웠고 아름다웠다. 모두를 하나로 엮는 마법 같은 '음악의 힘'이 새삼스러웠다.

[서울=뉴시스] 테일러 스위프트. 2020.04.19. (사진 = '글로벌 시티즌' 유튜브 캡처) photo@newsis.com

보첼리가 1999년 발표한 앨범 '소그노'에 실린 '더 프레이어'는 보첼리와 디옹이 호흡을 맞춘 곡. 더 많은 음악가가 힘을 합치니 울림도 더 커졌다.

앞서 이탈리아 밀라노의 랜드마크인 두오모대성당에서 연 무관중 라이브 콘서트 '희망을 위한 음악' 영상을 부활절인 지난 12일 공개했던 보첼리는 연달아 세계에 위로를 선사했다.

이번 '원 월드 : 투게더 앳 홈'은 가가가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적인 자선 단체 '글로벌 시티즌'과 힘을 합쳐 연 온라인 자선 콘서트. 코로나 19 퇴치를 위한 세계적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온라인 콘서트로 열렸다.

[서울=뉴시스] 빌리 아일리시, 피니어스 오코널. 2020.04.19. (사진 = '글로벌 시티즌' 유튜브 캡처) photo@newsis.com

한국시간으로는 이날 새벽 3시 안드라 데이의 '라이즈 업(Rise Up)'을 시작으로 대장정을 시작한 이날 온라인 공연은 8시간가량 중계됐다. 세계적 뮤지션 100여명이 총출동한 만큼, 명장면들이 수두룩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영국 록밴드 '비틀스' 출신 폴 매카트니는 간호사였던 자신의 모친에 대한 이야기를 해 눈길을 끌었다. 직접 피아노를 치며 '레이디 마돈나'를 불렀다. 코로나19에 맞서고 있는 의료진들을 응원했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는 직접 연주한 피아노 반주에 맞춰 '순 유윌 겟 베터(Soon You’ll Get Better)'를 들려줬다. 암 투병 중인 어머니를 위해 바친 곡으로 지금 시국과도 맞물려 감동을 선사했다.

[서울=뉴시스] 엘턴 존. 2020.04.19. (사진 = '글로벌 시티즌' 유튜브 캡처) photo@newsis.com

지난 1월 '그래미 어워즈'를 휩쓴 미국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는 친오빠인 피니어스 오코널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보니엠의 '서니'를 발라드 버전으로 편곡해서 불렀다.

친환경 등 평소 사회적 이슈에 앞장서온 미국 포크 싱어송라이터 잭 존슨은 요즘 시대에 덧 없이 잘 어울리는 '베터 투게더(Better Together)'를 불렀다.

영국 팝스타 엘턴 존이 들려준 '아임 스틸 스탠딩(I'm Still Standing)', 레전드가 영국 팝스타 샘 스미스와 듀엣으로 선보인 '스탠드 바이 미'는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의지였다. 미국 팝스타 케샤의 '프레잉'은 절실함과 의지가 적절하게 하모니를 이뤘다.

[서울=뉴시스] 슈퍼엠. 2020.04.19. (사진 = 글로벌 시티즌 유튜브 캡처) photo@newsis.com

한국 팀 중에서는 유일하게 SM엔터테인먼트의 그룹 '슈퍼엠'이 출연해 주목 받았다. '샤이니' 태민, '엑소' 백현과 카이, 'NCT 127'의 태용과 마크, 중국그룹 '웨이션브이(WayV)' 루카스와 텐이 뭉친 그룹. 한국 가수 중에서는 두 번째로 지난해 10월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날 슈퍼엠은 작년 11월 북아메리카 공연에서 선보인 '위드 유(With You)’를 불렀다. 누구나 듣자마자 즐길 수 있는 멜로디와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고 싶다는 내용의 가사를 담은 곡이다. 코로나19로 지친 세계인에게 작은 위로를 건네고자 했다.

멤버들은 일상복을 입고 각자 숙소방에서 취미 활동을 하는 '사회적 거리'를 지키면서, 자신의 파트를 부르는 모습이 다양한 구성으로 편집됐다. 슈퍼엠은 SM을 통해 "집에 머무는 동안 라이브 스트리밍 퍼포먼스를 준비하며 멀리 있는 여러분과 교감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우리 노래가 전 세계에 공유되어 에너지를 드렸으면 좋겠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고 안전하길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서울=뉴시스] 코로나19 대응 관련 한국 방역 체계 소개하는 노라 오도넬 앵커. 2020.04.19. (사진 = '글로벌 시티즌' 유튜브 캡처) photo@newsis.com

이와 함께 영상에서는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인터뷰를 했던 미국 CBS의 노라 오도넬 앵커가 코로나19 관련 모범적으로 대응한 한국의 방역 체계를 알리는 코너를 소개하기도 했다.

영상에는 현재 많은 사람들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며 힘들지 않다는 한국 의료진의 인터뷰 등이 실렸다. 특히 지난 15일 '제21대 국회의원선거'(4·15 총선)이 잘 치러진 것과 상황이 좋아져 한국프로야구(KBO)의 올해 시즌이 곧 개막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밖에 내로라하는 가수들의 노래도 이어졌다. 미국 팝 거장 스티비 원더가 '린 온 미'와 '러브스 인 니드 오브 투데이', 프런트맨 믹 재거를 앞세운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롤링스톤스'가 '유 캔트 올웨이스 겟 왓 유 원트', 미국 펑크 밴드 '그린데이' 프런트맨 빌리 조 암스트롱이 '웨이크 미 업 웬 셉텝버 웬즈'를 들려줬다.

[서울=뉴시스] 코로나19 대응 관련 인터뷰하는 의료진. 2020.04.19. (사진 = '글로벌 시티즌' 유튜브 캡처) photo@newsis.com

또 카밀라 카베요, 어셔, 애덤 램버트, 리타 오라, 찰리 푸스, 소피 터커 등의 뮤지션과 MC 오프라 윈프리,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 배우 매커니히, 맷 데이먼 등도 응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WHO와 손잡고 이번 자선 콘서트를 기획한 가가는 자선 콘서트를 앞두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을 '수퍼스타'라고 부르며 칭송,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WHO의 코로나19 대응이 부실했다며 자금 지원을 중단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주목 받고 있다.

가가는 의료전문가의 이야기와 어려움을 전한 언론에도 감사함을 표하며 "유례없이 친절한 국제사회를 목격했다. 민간 부문, 자선가들에게 WHO의 코로나19 대응에 수백만 달러 기부를 요청할 수 있게 했다"고 전했다.

[제네바=신화/뉴시스]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관한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가 더 많은 나라에 확산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개인보호장비(PPE)의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시급히 생산량을 늘려줄 것을 제조업체들에 요청했다. 2020.03.04.

앞서 가가는 글로벌 시티즌과 함께 코로나 바이러스와 맞서기 위한 3500만달러(약 452억원)을 7일 만에 모금했다고 밝혔다. 가가는 이 모금액이 WHO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가가는 모금액으로 보건 종사자들을 위한 보호장비 구입, 연구소의 연구개발 지원, 코로나19를 치료하기 위한 약물과 백신 개발을 도울 것이라고 기대했다. 향후 더 많은 돈을 모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 월드 : 투게더 앳 홈'은 세계적 초대형 오프라인 콘서트 '라이브 에이드(Live Aid)'에 비견돼 '21세기 온라인 라이브 에이드'로 불리고 있다.

[서울=뉴시스]미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17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 정례 기자회견에 화상 참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전선 의료진에 대한 지원을 촉구했다. (사진출처=WHO 유튜브 캡처) 2020.04.18.

35년 전인 1985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과 미국 필라델피아의 JFK스타디움에서 동시에 펼쳐진 에티오피아 난민 돕기 자선 공연 '라이브 에이드'와 비교해 '온라인 코로나 라이브 에이드'라는 별칭이 붙었다. 매카트니를 비롯 영국 록 밴드 '퀸', 아일랜드 록 밴드 'U2' 등이 나왔다. 당시 150여개국 20억명이 이 공연을 현장 또는 방송, 영상 등을 통해 본 것을 집계하는 기록이 있다.

'원 월드 : 투게더 앳 홈'은 실시간 동시 시청자 수 확인이 가능한 스트리밍 플랫폼인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V 라이브 등에서 총 337만 명 이상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온라인 외에 ABC, NBC, CBS 등의 TV 채널 등에서도 일부가 중계됐다. 뒤늦게 녹화된 영상 등을 조회하는 네티즌들도 상당수가 될 것으로 예상돼 시청자수는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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