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이삿짐센터 살인' 성치영 11년 만에 공개수배

2020. 1. 5. 08:19■ 법률 사회/살인 강도 절도 폭력

'정읍 이삿짐센터 살인' 성치영 11년 만에 공개수배

김승욱 입력 2020.01.05. 06:55


2009년 50만원 빌려준 사람 살해 혐의..시신 2014년 백골로 발견
공개 수배된 성치영 [촬영 김승욱]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2009년 전북 정읍에서 발생한 이삿짐센터 살인 사건 피의자 성치영(48) 씨가 11년 만에 공개 수배됐다.

경찰청은 성 씨를 포함한 20명을 2020년 상반기 공개수배 대상자로 선정해 이들의 사진과 인적사항을 담은 전단 2만장을 전국 관공서 등에 게시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방청에서 선정해 보고한 지명수배자 중 죄질, 범죄의 상습성, 재범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20명을 추려냈다"고 설명했다.

20명을 혐의별로 보면 살인 5명, 살인 미수 1명, 강도상해·성폭력·사기 각 2명,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위반 7명, 국민체육진흥법 위반(도박장 개장) 1명이다.

살인 피의자 5명 가운데 성 씨를 제외한 4명은 이전에도 공개수배 대상자였거나 언론 등을 통해 이미 상세한 인적사항과 범죄 혐의가 소개됐다.

이번에 공개 수배된 성 씨는 2009년 4월 20일 정읍의 한 이삿짐센터 사무실에서 센터 업주의 동생인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숨지기 하루 전 성 씨에게 50만원을 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사건 당일 성 씨에게 돈을 갚으라고 독촉했지만, 성 씨는 파산 선고를 받았다며 거부했다. 성 씨는 이날 전주지방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말다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다툼 뒤 A씨는 실종됐다.

A씨가 실종된 지 하루 만인 2009년 4월 21일 A씨 형은 이삿짐센터 사무실에서 혈흔을 발견했다. A씨 형은 동생이 이날 출근하지 않고 휴대전화도 꺼져 있자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성 씨가 A씨 실종과 관련 있을 것으로 봤지만, 뚜렷한 증거가 없었다.

성 씨는 2009년 4월 25일 가족에게 "머리를 식히고 오겠다"는 말을 남긴 뒤 도주했다.

A씨는 실종된 지 약 5년 만인 2014년 7월 이삿짐센터 사무실에서 약 3㎞ 떨어진 공사장 폐정화조에서 백골 시신으로 발견됐다. 부검 결과 10여군데 흉기에 찔려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관계자는 "신고가 장기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결정적인 열쇠가 될 수 있다"며 성 씨와 관련한 제보를 당부했다.

성 씨는 키 164㎝의 왜소한 체격으로, 전라도 말씨를 쓴다고 경찰은 전했다.

ksw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