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30. 11:13ㆍ■ 법률 사회/마약 도박 알콜 중독성
스포츠카 쌓아둔 美 택배직원, 10년간 배달한 건 마약이었다
이승호 입력 2019.11.30. 05:00 수정 2019.11.30. 08:24
택배기사에 대한 시선은 요즘 바뀌고 있다. 지난 4월 CJ대한통운이 밝힌 택배기사 평균 연봉은 6937만원이다. 월 소득으론 578만원이다. 세금과 각종 비용을 빼더라도 연간 순소득이 5200만원 안팎이다. ‘어떻게 하면 택배기사가 될 수 있냐’는 부러운 질문이 나올 법하지만, 매일 평균 300여 개의 물품을 배송해야 한다는 걸 간과해선 안 된다. ‘고생하는 만큼 받는 것’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UPS 직원 4명, 마약밀매 혐의로 체포·기소
WP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투손 지역에선 대량의 마약 밀반입 및 운송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 2주간 11명이 체포됐다. 미 국토안보부와 연방·지역 경찰 등으로 이뤄진 특별수사팀은 수년 간의 조사 끝에 이들을 붙잡았다.
WP에 따르면 UPS 직원 4명은 회사의 배송 인프라를 활용해 마약을 유통했다. 멕시코 마약상이 건네준 물품을 UPS 로고가 찍힌 정식 택배 박스에 넣어 포장한 뒤 UPS 배송트럭에 실어 목적지에 전달했다. 택배로 위장해 대놓고 배달한 것이다.
20년 경력 관리자가 범행 주도
택배 기사인 마이클 카스트로(34)와 토머스 멘도사(47)는 트럭을 몰고 목적지에 마약을 배달했다. 윌리엄 캐덜리 투손 경찰서 경사는 WP에 “이들은 페이스타임 등 스마트폰 메신저로 밀매업자들과 교신했다”며 “바르셀로는 ‘(마약물품은) 누구도 찾아내지 못할 것’이라며 자신이 UPS 직원인 점을 홍보했다”고 말했다.
매주 수천 파운드 마약 미 전역에 운반
마약운반 대가로 고급 스포츠카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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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S, 범행 은폐했나…언더커버로 겨우 잡아
사건은 UPS의 범행 은폐 의혹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투손 지역 경찰은 지난 2009년부터 바르셀로를 추적해왔지만, UPS가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아 번번이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엔 미 국토안보부까지 나서 투손의 UPS 유통 시설에 들어가려 했지만 회사 측이 막아 실패했다.
미 당국은 지난해부터 벌인 언더커버(범죄조직 위장잠입 수사) 작전으로 겨우 범인을 잡을 수 있었다. 마약 밀매자로 위장한 경찰이 가짜 코카인 배송을 의뢰해 바르셀로 일당과 접촉했다. 경찰은 GPS 추적기를 상자 안에 넣어 UPS 집하장 등 배송 소포들 움직임을 추적한 끝에 이들을 잡았다. 범죄 은폐 의혹에 대해 UPS 측은 “수사와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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