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전 승리 염원 담아 받은 박항서의 특별한 선물

2019. 11. 18. 06:49■ 스포츠/축구

태국전 승리 염원 담아 받은 박항서의 특별한 선물[이용수의 하노이리포트]

이용수 입력 2019.11.18. 06:00

조각가 응우옌 퀘옥 호앙 씨가 17일 베트남축구대표팀 훈련장에서 박 감독에게 자신이 제작한 흉상을 선물하고 있다. 출처 | 퀘옥 호앙 씨 SNS
[하노이=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태국전을 앞둔 박항서 감독에게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축구대표팀은 17일 베트남축구협회 훈련장에서 태국전을 대비한 훈련을 진행했다. 하지만 훈련이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훈련장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눈에 띄는 선물을 들고 찾아 온 손님이 있었기 때문이다. 베트남 하띤 지방에서 차로 7시간 걸리는 거리(393㎞)를 지나 하노이에 찾아온 손님들의 손에는 박 감독의 흉상이 들려 있었다. 손님들은 흉상을 제작한 응우옌 퀘옥 호앙 씨와 함께 찾아온 하띤 지방의 서포터였다.

조각가인 퀘옥 호앙 씨는 최근 유명인의 모습을 조각해 베트남 방송 ‘THVL’의 조명을 받기도 한 인물이다. 퀘옥 호앙 씨는 “베트남 축구의 열렬한 팬으로서 박 감독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담아 제작했다”며 “약 일주일여 시간에 걸쳐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베트남 매체 ‘바오 하 틴’과 인터뷰에서 “축구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제작했기에 이것을 판매할 생각은 없다”고 밝힌 적 있는 퀘옥 호앙 씨는 자신이 작품을 들고 태국전을 앞둔 박 감독에게 선물하기 위해 찾았던 것이다. 게다가 그는 아내와 어린 아이까지 데리고 상경해 태국전 간절한 승리의 염원을 박 감독에게 전달했다.

박항서 감독에게 사인 유니폼을 선물 받은 응우옌 퀘옥 호앙씨. 하노이 | 이용수기자
박 감독은 이날 훈련을 진행하던 중 흉상을 들고 온 퀘옥 호앙 씨 일행을 확인하고 즉각 달려가 기념 촬영을 하는 등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특히 박 감독은 그 자리에서 선수단과 본인의 사인이 담긴 베트남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선물로 보답하기도 했다. 예술가의 혼을 담아낸 박 감독의 흉상은 받은 즉시 박 감독의 집으로 옮겨졌다. 베트남축구협회 관계자는 “박 감독님은 훈련을 지휘해야 하기에 관계자에게 부탁해 흉상을 집으로 잘 옮겨 놨다”고 설명했다.

태국과 일전을 앞둔 시점에서 받은 특별한 선물이기에 박 감독에게 의미는 크다. 베트남은 태국과 정치, 경제, 문화, 스포츠 등 다방면에서 경쟁 중인 라이벌이다. 그렇기에 베트남 사람들은 총성 없는 전쟁인 스포츠에서 만나면 꼭 져서는 안 될 상대로 여긴다. 퀘옥 호앙 씨도 오는 19일 태국전 응원을 위해 먼 여정을 결정했다. 태국전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알고 있는 박 감독은 열혈한 베트남 축구팬으로부터 승리에 대한 염원까지 전달받았다. 이번 선물이 태국전에 부담일지, 긍정의 요소로 작용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pur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