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숙 "2억 내면 미쉐린 별 3개? 우리가 우습나?"

2019. 11. 14. 11:55■ FOOD 맛집

노컷뉴스

[인터뷰] 윤경숙 "2억 내면 미쉐린 별 3개? 우리가 우습나?"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9.11.14. 09:30 수정 2019.11.14. 09:57

미쉐린, 현지 코디 통해 은밀한 거래
"컨설팅 받으면 3스타 줄게" 제안받아
심사위원 체류비까지? 연 2억원 요구
거절하니 명단에서 빠져.."유령회사 됐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경숙(윤가명가 대표)

흔히들 미슐랭 가이드 혹은 미쉐린 가이드라고 부르는 그 책. 여러분 아시죠? 1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미식 가이드 책입니다. 별 하나, 둘, 셋 이렇게 점수를 매겨서 좋은 레스토랑, 훌륭한 레스토랑을 선정하는 겁니다. 그런데 비밀 평가원들이 직접 맛을 보고 분위기도 보고 조리 환경도 보고 여러 가지를 봐서 평가한다고 알려져 왔었죠. 별 3개를 받은 레스토랑은 전 세계에 100여 군데밖에 안 되기 때문에 별 3개를 받으면 대단한 영광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미쉐린 가이드의 별이 은밀한 뒷거래로 성사가 됐다면 여러분 믿으시겠습니까? 한 유명 레스토랑의 대표가 이 같은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그 생생한 증언을 직접 들어보죠. 한식 레스토랑 윤가명가의 윤경숙 대표 지금 연결이 돼 있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윤경숙>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반갑습니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편이 처음 발간된 게 2016년이죠?

◆ 윤경숙>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윤 대표님이 처음 미쉐린 가이드 측으로부터 연락받으신 건 언제예요?

◆ 윤경숙> 정확하게는 2013년이고요. 레스토랑을 오픈하게 된 건 2014년 11월에 오픈했습니다.

◇ 김현정> 레스토랑 오픈하기 전부터 연락이 왔습니까?

◆ 윤경숙> 네. 미슐랭 가이드가 한국에 입성을 하게 될 거고 거기에 맞는 3 스타급 레스토랑을 오픈하면 좋겠다. 그리고 언제까지 오픈을 해줬으면 좋겠다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지난 2016년부터 발간된 <미쉐린 가이드> 서울편. (사진=미쉐린가이드 공식홈페이지)

◇ 김현정> 여기까지는 문제는 없잖아요. 별 3개를 줄 만한 음식점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거야 할 수 있는 얘기잖아요.

◆ 윤경숙> 그런데 여기서 저도 당시에 조금 걱정이 되고 또 한편으로는 의문이 가는 부분이었는데 전 세계적으로 대중들이 알고 있는 것은 (미쉐린 가이드가) 비밀리에 암행하고 절대 본인들이 누구이며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밝히지 않는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의 레스토랑들을 점검하고 심사해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엄격한 방식으로 채점을 해서 별을 준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전에 이렇게 미리 언제쯤 심사를 들어갈 것이고 어디어디로부터 제안을 받았고 이런 것들을 미리 알 수 있다는 점이 사실 엄격히 말하면 그런 것도 없어야지 맞는 게...

◇ 김현정> 엄격히 보면 이런 말만 하는 것도 문제다.

◆ 윤경숙> 네, 그렇겠죠.

◇ 김현정> 그냥 정말로 현실에 있는 것 중에서 아무데나 들어가서 비밀리에 맛보고 평가하고 이래서 별을 줘야 되는데 한국 지금 상황이 이렇고 당신이 좋은 음식점 하나 내면 좋겠네요라는 말조차도 일단 원칙에는 어긋난다. 그러다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그 은밀한 제안, 그 불합리한 제안은 언제쯤 어떻게 들어왔나요?

◆ 윤경숙> 그들의 스케줄은 윤가명가 같은 경우는 이미 다 알고 있었고 그들의 제안대로 2014년 연말 전까지 매장을 오픈했고요.

◇ 김현정> 아예 오픈하라는 그 시기도 정해 놨어요?

◆ 윤경숙> 네, 맞습니다. 사실 이해 못 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어찌 됐든 저도 셰프로서 도전을 해 보고 이런 좋은 기회가 있을까라고 생각하고 오픈하게 됐고요. 한 1년 동안은 그들이 중간중간에 언제쯤 갈 것이고 또 누가 갈 것이고 어떤 것들을 좀 준비했으면 좋겠다라고 사전에 알려줘서 준비하고 1년 동안은 저희 나름대로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김현정> 언제 온다는 것까지도 알려줘요? 언제 어떤 사람들이 가서 평가할 거다?

◆ 윤경숙> 사실은 그러면 안 되는 거죠. 그런데 향신료. 소위 말해서 된장, 고추장 그리고 기타 음식의 조미료로 쓰는 순수 우리 향신료.

◇ 김현정> 천연 조미료.

(사진제공=연합뉴스)

◆ 윤경숙> 이런 부분들, 그런 부분이 들어간 음식들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까지 얘기를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날, 그 사람들이 평가하러 온다고 알려준 그날은 평소보다 더 신경 써서 준비를 하셨겠네요?

◆ 윤경숙> 아무래도 모르면 모를까 알면 준비를 더 하게 되긴 하겠죠.

◇ 김현정> 그렇죠. 그렇게 1년에 몇 번 정도 왔습니까?

◆ 윤경숙> 굉장히 중요하신 분. 그러니까 미슐랭의 고위급인 소위 말해서 그들이 말하는 인스펙터(Inspector). 이런 분들은 두 번 정도 오셨고요. 또 아시아 총괄 또 싱어라는 이름을 가진 이런 정보들을 중간에서 전달해 주고 하셨던 분까지 하면 1년에 평균 6번 정도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6번 정도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다가 돈 얘기가 나온 건 어떤 식으로 언제 나온 거예요?

◆ 윤경숙> 돈 얘기 나오기 전에 관광공사 기관들이 여러 제안이 있다라는 얘기는 먼저 들었고요. 그러고 나서 어느 날 신라의 라연, 광주요그룹에서 준비하고 있는 가온이라는 곳에서도 컨설팅을 의뢰받았고 그들도 스폰을 해 줄 의사도 있고 하다면서 아주 달콤한 제안을 받았다. 그런데 너희들은 이런 식으로 하면 스리스타 정도는 받을 수 있겠지만 미슐랭이 한국에 입성하는 데 있어서 조금 더 그 명성에 걸맞게끔 다양성 있는 3 스타들이 나오려면 조금 아무래도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그러니 너희들도 좀 컨설팅을 받으면 어떻겠냐라고 얘기를 해서 저는 사실 이해가 안 갔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S호텔 한식당하고. S호텔에 이미 있었던 그 유명한 식당하고 그릇을 만드는 기업, 한식기를 만드는 그룹에서 운영하는. 여기는 이제 만들려고 한다, 유명한 한식당을. 한식당을 하나 만들려고 하는 거기에서는 우리한테 돈을 지불하면서 컨설팅을 받거나 혹은 우리한테 협찬을 해 준다고 한다라는 말을 했어요.

◆ 윤경숙> 네, 맞습니다.


◇ 김현정> 하면서 당신네들도 이렇게 가면 충분히 받을 만하지만 그래도 컨설팅을 좀 더 받는 게 어떠냐, 이런 제안.

◆ 윤경숙> 그들하고 같이.

◇ 김현정> 그들하고 같이 돈을 내라?

◆ 윤경숙> 네.

◇ 김현정> 얼마나 컨설팅 비용을 요구하던가요?

◆ 윤경숙> 1년에 4만 달러 조금 넘습니다. 그러니까 한 우리나라 돈으로 5000만 원. 그 외에 인스펙터들, 심사위원들이 올 때마다 그들의 체류비. 비행기값, 숙박, 음식 먹는 값 등 체류비를 세 곳이 나눠서 지불해야 된다라고 해서 그들이 얘기한 예상 비용까지 따지면 거의 한 2억 가까이가 매년 지불되어야 된다라는 얘기였는데.

◇ 김현정> 항공료, 숙박비에다가 컨설팅 비용까지 합쳐서 1년에 한 2억은 내야 된다, 당신네 가게가?

◆ 윤경숙> 플러스 마이너스가 있으니까.

◇ 김현정> 이게 지금 들으면서 여러 가지로 말이 안 되는 게 비밀요원이 와서 평가를 한다 그랬는데 신분을 다 드러내고 접촉한 것도 말이 안 되고 거기다 컨설팅 비용을 내고 컨설팅 받은 다음에 별을 받아라. 이것도 말이 안 되는데 왜 이런 식으로 하냐. 이렇게 물어보지 않으셨습니까?

◆ 윤경숙> 좀 조심하면서도 물어봤던 것은 그러면 컨설팅을 받지 않을 경우 별을 받을 수 없는 거냐. 또는 등급에 변동이 있는 거냐라고 물어봤습니다. 그랬는데 꼭 그렇지는 않지만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좋을걸이라고 얘기를 해서 컨설팅을 안 받았을 경우는 어떤 변동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라고 딱 짐작이 되더라고요.

◇ 김현정> 그 제안을 한 사람은 어니스트 싱어라는 이름의 인물이고 그 어니스트 싱어라고 하는 인물이 비용을 요구했고 우리 대표님은 이게 부적절하다고 생각해서, 불합리하다라고 생각해서 제안을 거절하신 겁니다.

◆ 윤경숙> 네.

◇ 김현정> 그 후에 책이 2016년에 미쉐린 가이드 서울 편이 처음으로 나왔는데 열어보니 윤가명가 있었습니까, 없었습니까?

◆ 윤경숙> 없었습니다. 없었고 철저하게 유령 회사가 됐죠. 유령 레스토랑이 됐죠. 미슐랭 가이드에는 별 원스타, 투스타, 스리스타 외에도 그 지역에 그래도 가볼 만한 레스토랑은 이름하고 적어도 전화번호, 주소 정도는 들어갑니다.

◇ 김현정> 그것도 빠졌어요, 거기서도?

◆ 윤경숙> 네. 전혀 미슐랭 가이드 책에 윤가명가라는 레스토랑은 대한민국에 전혀 없는 존재.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처음에 별 3개짜리가 당신이 만드는 게 가능할 거다라고까지 해서 6번이나 왔다 갔다 하고 했는데 아예 그냥 지역 맛집 소개에서도 빠졌다.

◆ 윤경숙> 네, 맞습니다. 그래도 적어도 윤가명가에 맛보러 왔을 때 엑설런트, 최고다. 심사 과정 중에서 들은 얘기대로만 해도 3스타는 아니어도 적어도 2스타 아니, 1스타. 아니면 이름이라도 올라가지는 않을까라고 했는데 저희만 빼고 거론됐던 컨설팅을 받았다는 두 곳은 3스타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더라고요. 아니, 그 두 곳 말고 다른 한 곳이라도 아니면 또 다른 곳들이라도 있었으면.

◇ 김현정> 모르겠는데.

◆ 윤경숙> 3스타를 받았다면 그래도 그들이 컨설팅을 의뢰는 했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다른 레스토랑도 불공정 속에 공정은 어느 정도는 있었겠구나라고 생각했을 텐데, 딱 두 곳만.

◇ 김현정> 딱 그 두 곳만 3스타.

◆ 윤경숙> 네, 맞습니다.

◇ 김현정> 2016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그 두 곳만 받고 있죠?

◆ 윤경숙> 네.

◇ 김현정> 맞습니다. 이렇게 되니까 이 미쉐린 가이드의 공신력 자체에 의문이 생기는데 혹시 그러면 그 미쉐린 가이드 서울 편에 소개된 별 3개짜리 식당 말고 다른 식당들도 크고 작게 이런 거래들을 했을까라는 합리적인 의심도 되거든요. 어떻게 알고 계세요?

◆ 윤경숙> 1년 동안 취재하는 과정 속에서 동남아시아 쪽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고 일본에서도 이렇게 싱어 씨를 통해서 컨설팅 받은 데들이 별을 달고 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시아 쪽에만 이렇게 미슐랭이 좀 더 심하게 했구나. 아시아를 얼마나 우습게 보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 또 하나, 지금 미쉐린 측이 윤 대표님 주장에 대해서 입장을 내놨는데요. 어니스트 싱어라는 그 사람은 우리가 모르는 사람이고 작년에 한 차례 비슷한 의혹 제기가 있어서 자체 조사를 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뭐라고 답변하시겠습니까?

◆ 윤경숙> 라연과 가온도 싱어 씨를 통해서 미슐랭 컨설팅을 받았다라는 것을 증언을 통해서 밝혀졌지만 엘렌이라는 미슐랭의 인스펙터, 고위급, 아주 중요한 분이라는 것들이 프랑스 미슐랭을 들어가 보시면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 엘렌이 싱어랑 같이 다녔어요?

◆ 윤경숙> 며칠날 갈 것이고 그다음에 엘렌이 와서 '싱어에게 얘기 들었다. 오픈 축하한다.'

◇ 김현정> 엘렌을 만나셨군요.

◆ 윤경숙> 그런 것들을 다 전달받았기 때문에요. 저로서는 명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싱어는 미슐랭 가이드의 중간 관계자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제 시작일 것 같아요. 이게 더 밝혀져야 될 부분이 많을 것 같고 많은 식당들이 그렇게 이걸 따고 싶어했던 별이 돈에 의한 은밀한 거래였다고 생각하니까 상당히 농락당한 기분 같은 게 들어서 아주 불쾌하네요. 일단 여기까지 말씀 듣고 또 새로운 소식이 있으면 연결하도록 하죠. 오늘 고맙습니다.

◆ 윤경숙>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한식 레스토랑 윤가명가의 윤경숙 대표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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