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키기만 하면, 장기 조직 검사..'캡슐내시경' 개발

2019. 11. 4. 09:39■ 건강 의학/의료 시설 장비

삼키기만 하면, 장기 조직 검사..'캡슐내시경' 개발

한민선 기자 입력 2019.11.03. 17:02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이 개발..환부에 약 주입
노란색 캡슐은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는 1세대 캡슐. 흰색 캡슐은 KIMIRo에서 개발한 타투잉용 2세대 캡슐. 투명색 캡슐은 KIMIRo가 개발한 소화기관 조직 채취용인 생검용 3세대 캡슐이다./사진제공=KIMIRo제공


국내 연구진이 알약 형태의 캡슐을 삼키기만 해도 캡슐을 체내 원하는 위치로 이동시켜 직접 조직를 채취하고 환부에 약을 주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광주시 북구에 위치한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KIMIRo)은 지난달 31일 '다기능 능동캡슐내시경'(3세대 캡슐내시경)을 공개했다.

3세대 캡슐내시경은 전 소화기관을 대상으로 조직 채취가 가능하다. 직경 11mm, 길이 32mm의 크기다. 일반적인 알약 모양의 투명 캡슐이었다. 캡슐 표면은 생체 무해한 플라스틱 소재로 이뤄졌다. 내부는 조직채취를 위한 '소형 칼날', '회전 구동 장치', '조직 보관 챔버'로 구성됐다.

3세대 캡슐내시경은 조직 채취 외에도 정밀 약물을 주입하고 체내 위치표식(타투잉)도 가능하다. 기존에 소화기관에 대한 약물 치료는 경구를 통해 삼키거나 정맥주사를 이용했는데 국소 병변부위에 절달되는 양이 적을 수 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일반 병원에서도 사용되는 캡슐내시경은 1세대다. 자체 운동기능 없이 소장에서만 수동적인 연동운동으로 영상 촬영이 가능한 캡슐이다. 이에 착안해 연구팀은 2015년 외부 전자장에 의해 원하는대로 움직일 수 있는 2세대 캡슐내시경을 개발해 기술을 국내기업 우영메디칼에 이전했다. 여기에 여러 진단·진료 방식을 접목해 3세대를 만들어 냈다.

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은 다양한 질환을 치료할 마이크로 의료로봇을 창출할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 앞으로 4년간 정부·지자체로부터 229억원의 예산을 받아 연구를 진행한다. 특정 질환치료에만 사용하는 로봇을 개발하는 게 아니라 로봇의 전주기적 기본 모듈을 개발한 후 다양한 질환의 치료 가능성을 열어두고 로봇의 여러 모듈을 조합해 질환을 치료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