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옥 시도한 죄수 약 130명 사망…“서로 짓눌려 압사당해”

2024. 9. 5. 09:39■ 국제/세계는 지금

[서울신문 나우뉴스]

민주콩고 수도 킨샤사의 마칼라중앙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집단 탈옥을 시도하면서 최소 129명이 사망했다. 사진은 탈옥 시도 사건이 발생한 교도소의 수감자들. 로이터 연합뉴스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이하 민주콩고)의 한 교도소에서 집단 탈옥을 시도하던 수감자 100여 명이 숨졌다.

AP통신의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2시경 수도 킨샤사의 마칼라중앙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집단 탈옥을 시도했다.

수감자들은 집단 탈옥을 시도하다가 경비원들과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식량창고와 의무실 등 교도소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교도소 일부 구역이 약탈을 당하기도 했다.

민주콩고 수도 킨샤사의 마칼라중앙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집단 탈옥을 시도하면서 최소 129명이 사망했다. 사진은 탈옥 시도 사건이 발생한 교도소의 수감자들. 로이터 연합뉴스

 

이번 탈옥 시도 과정에서 숨진 수감자는 최소 129명, 부상자는 59명으로 집계됐다.

자크맹 샤바니 루쿠 비항고 내무부 장관은 “알려진 인명 피해는 사망자 129명으로, 경고 후 총을 맞아 숨진 사람 24명이 포함됐다”라며 “다른 사람들은 밀쳐지거나 질식사했고, 일부 여성은 강간 당했다”고 설명했다.

수감자 중 탈옥에 성공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소가 위치한 지역의 주민들은 사건 당시 몇 시간 동안 총격 소리가 울렸으며, 이후에는 현장에서 시신을 제거하는 보안 요원들을 목격했다고 입을 모았다. SNS에도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쓰러져 있는 시신 수십 구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유포됐다.

민주콩고 수도 킨샤사의 마칼라중앙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집단 탈옥을 시도하면서 최소 129명이 사망했다. 사진은 탈옥 현장을 감시하는 현지 군인들. 로이터 연합뉴스
민주콩고 수도 킨샤사의 마칼라중앙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집단 탈옥을 시도하면서 최소 129명이 사망했다. 사진은 탈옥 현장을 감시하는 현지 군인들. 로이터 연합뉴스

사건이 발생한 교도소는 정원의 8배에 달하는 수감자를 수용하는 등 열악한 환경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의 최근 보고서에는 해당 교소도가 1500명만 수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탈옥 사건 전 수감자의 수는 1만 2000명에 달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교도소의 한 관계자는 BBC에 식량 부족과 위생 불량 등 교도소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콩고 수도 킨샤사의 마칼라중앙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집단 탈옥을 시도하면서 최소 129명이 사망한 현장의 모습. 로이터

유럽연합은 “이 비극적인 사건을 조명하고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독립적이고 신속한 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콩고에서는 교도소 탈옥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7년에는 특정 종교 종파의 지도자를 포함해 50여 명의 수감자가 해당 종교단체의 침입을 틈타 마칼라중앙교도소를 탈출했다.

2020년에는 북동부 베니지역의 한 교도소에서도 수감자 약 1000명이 탈옥하기도 했다. 당시 해당 탈옥 사건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개입됐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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