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3. 13:43ㆍ■ 大韓民國/문화재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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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n] "단양팔경 중 3경이 수몰될 위기…날벼락 같은 일"
김형우2024. 8. 3. 08:01
환경부 "기후위기 대응 위해 불가피" 주민설명회 열기로
(단양=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계곡이 사라진다고요. 주변 풍경이 좋아서 충남 아산에서 가족하고 매년 휴가철이면 오는 곳인데…. 근데 왜 하필 여기에 짓는 거예요?"
지난 2일 매년 여름 아이들을 데리고 충북 단양군 단성면의 선암계곡을 찾았다는 40대 관광객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기자에게 물었다.
댐 건설 후보지를 가리키는 김택근 이장 [김형우 촬영]
선암계곡은 지방 하천인 단양천(21.5㎞) 구간 중 벌천리∼대잠리까지 흐르는 10㎞ 구간으로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연간 관광객이 1천만명에 달하는 단양이 자랑하는 8곳의 명승지 중 3곳(상선암·중선암·하선암)이 이 계곡 주변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여름철이면 주변 휴양림과 캠핑장이 온종일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김택근 대잠리 이장은 "날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성수기 때는 하루에 최대 1천200명 정도가 계곡 주변에 머문다고 보면 된다"며 "관광지에 갑작스럽게 댐을 짓는다고 하니 답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단양천 표지판 [김형우 촬영]
단양이 자랑하는 '선암계곡'이 물에 잠겨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30일 환경부가 기후 위기로 인한 극한 홍수와 가뭄에 대응하고 미래 용수 수요를 뒷받침한다는 이유를 들어 전국 14곳을 댐 건설 후보지로 발표했는데 이곳에 선암계곡이 위치한 '단양천'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단양군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환경부 계획에 따르면 댐 건설로 단성면 우화교 상류부터 소선암교까지 직선거리로 3.8㎞ 구간이 물에 잠긴다.
댐 높이는 47m에 담수 규모는 2천600만t이다.
단양천 댐 담수 예상도 [단양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된다면 선암계곡을 포함해 소선암오토캠핑장과 휴양림, 야영장, 생태유람길 등 관광인프라가 모두 사라진다.
이종욱 단양군 이장 협의회장은 "요즘 지자체에서 관광 산업을 키우려고 사활을 걸고 있는 마당에 댐 건설로 대표 관광자원이 사라지면 지역이 힘들게 키워놓은 관련 산업은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1985년 충주댐 건설로 고향이 수몰되는 아픔을 또 겪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강하다. 단양은 1985년 충주댐 건설 여파로 군청 소재지인 단성면을 포함, 552만661㎡의 면적이 물에 잠긴 역사를 가졌다.
이때 2천684가구가 현 군청 소재지인 단양읍으로 이주했고, 나머지는 타지로 떠났다.
단성면 충주댐 수몰 유적비 [김형우 촬영]
단성면에는 충주댐 수몰로 인한 아픔을 기억하기 위한 수몰 유적비도 세워져 있다.
이 협의회장은 "충주댐 건설로 고향이 사라진 단성면에 또 댐을 건설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지역 주민들이 반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단양군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김문근 군수는 정부 발표 이튿날인 지난달 31일 보도자료를 내 "댐 설립을 정부에 요구한 적이 없으며, 이번 후보지 선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댐의 건설 목적을 용수공급용이라고 밝혔는 데 김 군수는 "단양은 산업용수 수급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지역"이라고 덧붙였다.
김 군수는 지난달 25일 환경부 담당자가 방문해 댐 건설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같은 의견을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회 역시 임시회를 열고 반대 건의문을 채택하기로 했다.
거센 지역 주민들의 반발 속에서 환경부는 주민설명회를 조만간 개최해 단양천 댐 건설의 필요성을 주민들에게 직접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배명순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댐 건설과 같은 대규모 사업을 진행할 때는 지역 주민들과 협력하고 소통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주민설명회에선 단양천 댐 건설이 왜 필요한 지를 솔직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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