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29. 11:10ㆍ■ 사진/사진 이야기
https://v.daum.net/v/20240729070131194
[더 한장] 들녘에 나타난 용
신현종 기자2024. 7. 29. 07:01
충북 괴산군 문광 저수지 인근의 한 논에 가면 하늘로 승천하려는 용이 있다. 괴산군이 용의 해를 맞아 유색벼로 용을 그려 놓은 것인데 바람이 한 번 불 때마다 벼가 흔들려 마치 용이 살아 숨 쉬는 듯 한 장관을 연출한다.
괴산군은 해마다 논의 푸른 벼를 배경으로 삼아 유색벼로 다양한 그림을 선보이는데 올 해로 벌써 17년째를 맞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면적을 두 배로 확대한 1㏊ 면적에 용 그림을 조성해 행운과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냈다.
괴산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연출한 유색벼 논 그림은 괴산군농업기술센터 직원과 청년농업인 단체 4-H 회원 등 20여 명이 참여해 완성했는데, 일반벼 초록색 바탕에 자주색, 황색, 붉은색, 흰색 등의 색깔 벼를 활용했다. 바람에 움직이거나 벼가 익어가면서 생기는 생육의 변화 또한 색다른 볼거리를 만들어 내는데, 7월 하순부터는 벼 고유의 색을 드러내며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충북 괴산군 문광저수지 인근 논에 용의 해를 맞아 유색벼를 이용해 만든 ‘용’이 그려져 있다. /신현종 기자우리의 옛 속담 중 ‘딸을 주겠거든 유월 달에 벼 누런 집에 주라’는 말이 있다. 벼가 익어가는 음력 6월에 누런 논을 가진 집에 시집을 보내야 굶지 않고 잘 살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옛날에는 끼니 걱정이 큰 화두였으니 생긴 말일 것이지만 우리가 추수기의 논을 황금들판으로만 인식하게 된 것은 제한적인 품종 탓도 있다. 토종 벼는 검은색, 빨간색, 자주색은 물론 흰색도 있는데 품종에 따른 수확량이나 맛도 다양하다. 농업 기술의 발전과 함께 품종의 한계도 사라져 가고 있는 요즘, 앞으로는 황금 들녘만이 아닌 검은 들녘이나 붉은 들녘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다양한 품종과 지역을 널리 알리는 유색벼 논 그림은 괴산군의 군유특허 기술로 현재 타 지자체로부터 많은 관심과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살아 움직이는 듯 한 용이 독창적인 광고 매체 역할을 해내며 처음 의도 그대로 괴산군민에게 여러 행운과 의미를 가져다주고 있다.
지난 26일 충북 괴산군 문광저수지 인근 논에 유색벼를 이용해 만든 ‘용’이 그려져 있다. /신현종 기자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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