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23. 04:39ㆍ■ 정치/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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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마지막 날 싸움 피한 한동훈, 저녁 함께 한 나경원·원희룡·윤상현
조미덥 기자2024. 7. 22. 17:15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22일 당대표 후보들은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한동훈 후보는 다른 후보 비판을 자제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지지를 요청했다.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환상은 깨졌다”면서 영남을 돌며 역전을 위한 마지막 당심몰이에 나섰다. 한 후보를 제외한 세 후보가 이날 만찬을 함께 하면서 결선 연대를 꾀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 후보는 SNS에 “여러분들의 선택이 당을 바꾸고 나라를 바꾼다”며 “주저함 없이 선택해달라. 사심 없이 좋은 정치 하겠다.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 한동훈, 저 장동혁, 저 박정훈, 저 진종오, 용기 내고 헌신하기로 결심했다”며 장동혁·박정훈 최고위원 후보, 진종오 청년최고위원 후보와 ‘한 팀’임을 강조했다.
공개 일정은 당 현역인 김용태·송석준 의원이 있는 경기 포천과 이천에서 당원들을 만나는 두 건 밖에 잡지 않았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자리도 마련하지 않았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마지막까지 다투는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후보와 박정훈·장동혁 최고위원 후보, 진종오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22일 경기 이천시 당원협의회를 방문해 지역구 의원인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왼쪽 첫번째)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한 후보 캠프 제공한 후보를 제외한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이날 국회 앞 중식당에서 만찬을 함께 했다. 패스트트랙으로 기소된 전·현직 의원들도 참석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의 패스트트랙 발언, 당정관계가 편치 않을거라는 우려를 나눴다”고 전했다. 나 후보는 “결선 연대에 대해 말을 나누진 않았다”고 했지만 전당대회 직전 마지막 공개 일정을 함께 한 세 후보를 두고 자연스럽게 비한동훈 결선 연대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나 후보는 YTN라디오에 출연해 “어대한이 아니라 ‘그대나’”라며 “그래도 대표는 나경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당대회 연설회, 토론회가 거듭되면서 당원들이 한 후보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기대가 많이 깨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후보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요청 폭로를 언급하며 “일부러 그렇게 했다고 본다”고 공격했다.
나 후보는 영남의 대표적인 시장인 부산 자갈치시장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외국인 근로자 최저임금 제외 등 정책을 제시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2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방문 상인 및 시민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원 후보는 대구 동화사와 서문시장을 찾아 대구·경북(TK) 당원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서문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검으로 대통령을 흔들고 탄핵으로 임기를 중단시키려는 거대 야당의 음모에 어떻게 뭉쳐 싸울까가 당원들의 관심”이라며 “경험과 동지의식을 가진 지도부가 세워져야 당의 분열과 당정 충돌을 막고 거대야당에 이길 수 있다는 당원의 판단이 표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발의를 주장하고 패스트트랙 공소취소 요청을 폭로한 한 후보와 자신을 대비시킨 것이다.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2일 후원회장인 대구 서문시장 상인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원 후보 캠프 제공윤상현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를 “탄핵을 위한 사기 기획”, “의혹 제기만 난무한 맹탕 청문회”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까지 진행한 당원 선거인단 투표 80%와 국민 여론조사 20%를 합산한 최종 결과를 23일 전당대회에서 발표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를 대상으로 오는 28일 결선을 치르게 된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당원 최종 투표율이 48.5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체 당원 84만1614명 중 40만8272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지난해 전당대회(55.10%)보다 6.6%포인트 낮은 수치다.
저조한 투표율을 두고 각 캠프에선 아전인수식 해석이 나왔다. 한 후보 측은 투표율이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어대한’ 분위기 때문에 참여율이 낮았고, 친윤계 조직표가 지난번만큼 결집하지 못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동훈 캠프의 정광재 대변인은 CBS라디오에 나와 “패스트트랙 논란이 득표에 도움은 안 됐는데, 1차 과반을 막을 정도로 악재가 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원 후보는 “당에 뿌리가 약한 (한 후보의) 팬덤과 당원들의 표는 거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는 YTN라디오에서 “한동훈 바람은 없었다는 걸 보여준다”고 했다. 낮은 투표율로 인해 결선을 통한 역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주장이다. 윤 후보는 YTN라디오에서 “유례없는 네거티브 공방, 볼썽사나운 모습에 당원들이 실망했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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