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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다쳐서 다행" 빛의 속도로 달려 트럭 세운 서른살 히어로[오따뉴]
양성희 기자2024. 6. 11. 10:23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직 따뜻합니다. 살만합니다. [오따뉴 : 오늘의따뜻한뉴스]를 통해 그 온기와 감동을 만나보세요.
"다른 생각은 할 틈도 없었고 '막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아무것도 아닌 일이에요. 아무도 안 다쳤으면 그걸로 됐어요."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위험한 순간에 몸을 던진 '용감한 청년' 이희성씨(30)는 11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한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는 사이드브레이크를 채우지 않은 트럭이 비탈길에서 굴러내려오자 전속력으로 달려 사고를 막았다. 재빠르게 운전석에 올라타 브레이크를 밟은 덕분이었다.
아찔한 상황은 지난 4월10일 벌어졌다. 경기 광주에서 뷰티숍을 운영하는 이씨는 일을 하다가 잠시 쉬고 커피도 한잔할 겸 밖에 나와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비탈길에 주차돼있던 1톤 트럭이 미끄러져 내려왔다. 속도가 빠른 탓에 짐이 떨어졌고 자세히 보니 적재함에 한 노인이 매달려 있었다. 이씨는 운전자가 타지 않은 트럭이 사이드브레이크가 해제된 채로 비탈길에서 스스로 밀린 것임을 직감했다.
이씨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일단 뛰었다"고 했다. 그는 "다른 생각은 할 겨를이 없었고 몸이 먼저 반응했다"고 했다. 그 순간 트럭이 빠른 속도로 굴러 내려오면서 다른 차를 박을 것처럼 보였는데 그는 이 찰나 '차 사이에 몸을 끼워서 사고를 막아야 하나' 하는 고민까지 했다. 이어 순간의 판단력으로 차 창문에 손을 넣고 차 문을 열어 운전석에 재빠르게 올라탔다. 이후 빠르게 브레이크를 밟고 핸들을 틀어 사고를 막았다. 그는 "몸을 어떻게든 차에 욱여넣어서 발을 브레이크 위에 올려놨다"며 "지금 돌아보면 '내가 이걸 어떻게 했지'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씨가 트럭을 막아 세운 덕분에 큰 사고는 벌어지지 않았다. 차에는 살짝 흠집이 났을 뿐이고 다친 사람은 이씨 뿐이었다. 그는 슬리퍼를 신고 전속력으로 달리다가 발목이 돌아갔다. 두 달이 지난 현재도 여전히 발목은 부어있고 딱딱한 상태지만 그는 자신만 다친 것이 연신 "다행"이라며 한숨을 돌렸다. 이씨는 "근처 건물에 학원이 많은데 혹시 아이가 튀어나왔으면 어떡하느냐"며 "끔찍한 상황이 벌어질 뻔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놀라운 순발력과 행동력은 과거 축구선수로 활동하며 다져졌다. 또 사회복지사로 남을 도우며 살았던 어머니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남을 돕고 사는 게 몸에 배었다. 이번 일이 알려지며 지인들의 연락이 쏟아졌지만 정작 이씨 가족은 당연한 일로 여긴 탓인지 별 반응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사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관심을 받고 있는데 나중에 술 한잔하면서 '내가 이랬었지' 할 수 있는 작은 추억거리 정도 아니겠느냐"며 "아무도 안다쳤으면 그걸로 됐다"고 말했다.
이씨의 영상을 본 시민들은 "진짜 히어로" "용기가 대단하다"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 "보고 또 봐도 대단하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 광주경찰서는 이씨에게 "위험한 상황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은 덕분에 큰 사고를 예방했다"며 감사장을 수여했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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