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땀을 기억하겠습니다

2024. 7. 3. 11:13■ 大韓民國/노동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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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컷] 당신들의 땀을 기억하겠습니다

강원도 태백시 장성탄광이 지난 달 28일 문을 닫았다. 88년 만에 광산이 문을 닫는 역사적인 의미도 있고, 20년 전 갔던 기억도 나서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종업식이 열린 현장을 찾았다.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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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컷] 당신들의 땀을 기억하겠습니다

조인원 기자2024. 7. 3. 07:13

우리나라 최대 탄광 ‘장성광업소’ 문 닫던 날
지난 2024년 1월 강원도 태백시 장성탄광 철암갱도 안에서 작업중이던 광부들 / 전제훈 사진가

강원도 태백시 장성탄광이 지난 달 28일 문을 닫았다. 88년 만에 광산이 문을 닫는 역사적인 의미도 있고, 20년 전 갔던 기억도 나서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종업식이 열린 현장을 찾았다. 참석한 광부들은 작업복 대신 평상복을 입고 있었고, 행사장 뒤엔 꽃다발을 든 가족들이 행사가 마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2024년 1월 장성탄광 갱도 안에서 광부들이 채탄 작업을 하고 있다/ 전제훈 사진가

장성탄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석탄 생산지였다. 전성기 때 장성탄광에선 6천명의 직원들이 일했다. 김인수 사장직무대행은 “우리나라가 경제개발을 하던 시기에 주요 에너지원으로 임무를 마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면서 “어둡고 무더운 지하 막장에서 일한 장성광업소 직원들의 헌신과 노고를 국민들이 기억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2004년 1월 18일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에서 한 주민이 창 밖으로 먼지를 털고 있다. 이곳은 현재 철암탄광역사촌으로 보존되어 있다./ 조인원 기자
지난 2004년 1월 19일 강원도 태백시 장성광업소 선탄장에서 방진 마스크를 쓰고 여성들이 선탄 작업을 하고 있다. 태백시 철암동에는 탄광 사고로 남편과 아들을 잃은 여인들이 많았다. / 조인원 기자

무대에 마지막 인사를 했던 광부들은 자신이 평생을 바쳐 일한 직장이 사라지는 아쉬움을 행사 내내 감추지 못했다. 22년을 넘게 일한 한 광부는 “가족들을 먹여 살리고 무사히 마쳐서 감사하다. 새로운 길을 가야 하는데 좀 막막하다”고 했다. 행사 후반에 참석자들은 ‘광부의 노래’를 불렀는데 무대에 기타를 들고 연주한 한 광부는 눈물을 흘렸다.

지난 6월 28일 87년만에 문을 닫는 강원도 태백시 장성광업소 종업식에 참석한 광부들./ 조인원 기자
지난 달 28일 87년만에 문을 닫는 강원도 태백시 장성광업소에서 열린 종업식에서 한 광부가 눈물을 흘리며 광부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조인원 기자

20년 전에 방문했던 태백의 철암역 앞을 찾아갔다. 외지 관광객들을 위해 탄광촌 마을을 복원했지만 인적은 드물고 먼지만 가득했다. 가난한 시절 불을 때고 발전소를 돌려주던 석탄 시대가 저물면서 목숨을 걸고 탄광에서 일하던 광부라는 직업도 사라져가고 있었다.

2024년 6월 28일 강원도 태백시 철암역 앞 철암탄광역사촌 모습. 갓난 아이를 업고 손을 흔드는 광부의 아낙 조형물이 보인다./ 조인원 기자
2024년 6월 28일 강원도 태백시 철암역 앞철암탄광역사촌 앞에 설치된 광부 조형물./ 조인원 기자
지난 2024년 6월 강원도 태백시 장성탄광 갱도 입구에서 광부들이 마스크를 벗고 마지막 작업을 마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전제훈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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