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 29. 01:23ㆍ■ 문화 예술/文學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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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경 시인의 제3시집 '나무의 시계' 출간하다
- 기자명 뉴스티앤티
- 입력 2024.06.28 11:3
김용복/ 평론가
이현경 시인의 시어 선택과 조탁(雕琢)은 남 다르다.
이현경 시인의 시어는 한마디로 깔끔하고 정갈하다. ‘시적 대상을 표현하기 위하여 얼마나 고심하고 노력하였을까?’하는 생각이 詩語마다, 문장마다 역력히 드러난다. 이 시인의 외모나 그의 말씨를 보아도 우리는 그것을 느낄 수 있다.
그는 시적 대상이 결정되면 메모한 다음 구성하여 시어(詩語) 조탁 과정을 거쳐 한 편의 시를 이루었을 것이다.
이번에 내놓은 시집 ‘나무의 시계’를 보자.
나무의 시계
- 이현경/ 시인
숲을 열고 나온 나무
선명한 무늬로
커피숍 조명 아래 있다
생의 여정을 보듯 톱날에 잘린 살갗의 무늬
겉을 벗겨보면
아직 눈물이 남아 있을까
초록의 탑이 멈추어버린 나무의 시계
아픔의 면적이 넓다
물을 부어도 푸르게 일어서지 못하고
숲으로 달려가고 싶었을 너는
길게 외로웠을 것이다
탁자와 나의 간격은 가까워지고
스며든다, 너에게
내 마음과 같아서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손바닥의 온도로 교감하며
너의 거처에서 아픔을 어루만진다
차라리 세밀하게 보지 않았다면
이야기를 모으는 하나의 탁자였을 텐데
너는 끝나지 않은 물음표
과거에서 먼, 흙이 부른다
시인은 나무가 움터 나온 표현을 ‘숲을 열고 나온 나무’라 표현하였다.
만일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정확한 관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이런 표현을 할 수 있었을까?
‘생의 여정을 보듯 톱날에 잘린 살갗의 무늬’라는 표현은 나무의 어떤 모습을 보고 그런 표현이 나왔을까?
마경덕 시인도 이 시인의 시를 평 하면서 "이현경 시인의 시그니처는 '흙'이다. 사각의 프레임으로 정형화된 도시는 온통 시멘트로 포장되고 '흙'을 딛고 살던 그때가 그리운 시대, 도시화 된 우리는 수많은 선택 앞에서 답지 안에 답을 적고 그 선택을 원치 않는 타인과 갈등하며 살아간다." 라고 하였다.
그랬을 것이다. 탁자와 나의 간격은 가까워지고 그래서 마음이 스며들고, 너도 내 마음과 같아서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갈등도 하게 되고 아픔도 어루만지게 되었을 것이다.
마경덕 시인은 이어서 "흙담처럼 자연 친화적인 시들은 현대인의 메마른 감정을 자극한다. 무엇보다 관찰자적인 시선이 자연을 톺아보고 서사를 재현하며 위로를 주고받는다. 구체적이고 섬 세한 언어로 자연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하는 '나무의 시계'는 곧 우리 '모두의 시계'인 것이다."라고 끝 맺음을 하였다.
필자는 시인이 아니다.
그러니 시인의 내면에 잠재돼 있는 "끝나지 않은 물음표"를 어찌 헤아릴 수 있으랴.
차라리 세밀하게 보지 말고 예서 끝내는 것이 나를 지키는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不拘)하고 다음에 발표되는 이현경 시인의 난해시가 기다려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 김용복 / 평론가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책소개
저자
목차
1부
수직이 솟는다 19
상상이 일렁인다 20
애틋함을 전하는 너처럼 21
하얀 꽃을 건네주네 22
작은 배 하나 23
도시의 난민 24
빛을 던져주세요 26
겨울 통증에서 핀, 27
모국어 물소리 28
수줍은 꽃이고 싶습니다 30
그대 떠난 뒤, 31
삽의 얼굴 32
녹슨 호미 33
따뜻한 입구 34
다정한 기별이 오듯 35
섬에 두고 온 낱말 36
저, 빈 허공에 음악을 그린다 38
한 폭의 시선 39
차가운 속도 40
지우지 못한 울림 41
나무의 시계 42
그대, 파릇하게 생각난다 44
그대에게 푹 빠져 45
은하에 계신 이름 46
2부
봄날 꽃구경 가네 51
꽃불 52
계절이 체크인한다 53
너는, 꽃의 보석 54
누가 이곳에 파도를 방목했나 56
찾을 수 없는 시간 57
사색의 언어가 촉촉하다 58
도토리묵 59
빙점의 페이지 60
잃어버린 짝 하나 61
소리는 귀와 동거한다 62
거울 속 여자가 깨졌다 63
알림, 폐업합니다 64
속도가 덜컥거린다 65
등의 기억들 66
하얀 이별 68
상실 69
숲에서 온 마른 실핏줄 70
그대의 우산이 되어 71
친절한 향기 72
꽃을 든 남자 74
그림에서 뛰쳐나온 노을 75
일기에 그려진 얼굴 76
3부
풍경이 깨졌다 81
환하게 울부짖네 82
수양벚나무 한 그루 83
바다의 퍼즐 84
폴리스라인을 친다 86
보랏빛 진실 87
귀한 계절의 해체 88
바람의 길에서 89
혀의 돌출 90
곁에 두고 싶은 맛 91
벽과 시계 92
일제히 일렁인다 93
페르소나 94
뒤척이던 낱말 하나 96
살가운 손 97
미몽 98
불면을 건너야 합니다 100
슬픔의 면적은 크지만 101
이름값을 한다 102
입맛 당기는 소리 103
속을 열어보면 104
번쩍 순간을 긋고 105
2019년산, 무창포 바람 106
물속, 잠긴 그리움 107
숲을 열고 나온 나무
분수의 속도 111
환한 동행 112
한때, 한 시절이네 113
기억의 문을 닫고 114
풍경을 끌어당기네 116
갈등 117
비문증 118
덤 119
5초의 향기 120
백자의 눈물을 치우며 122
빈 깡통이 적막하다 123
우울은 출출하고 124
고독한 거처 125
아픈 서사 1...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 용지공원(龍池公園/용지문화공원)
■ 용지공원(龍池公園/용지문화공원) : https://borisu303.tistory.com/1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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