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간 이식받은 뇌사자, 10일째 간 기능 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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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간 이식받은 뇌사자, 10일째 간 기능 작동

돼지의 간을 이식받은 남성의 간이 10일째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를 교정한 돼지의 심장이나 신장을 이식한 사례는 있었지만 돼지의 간을 인간에게 이식한 최초 사례라는 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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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간 이식받은 뇌사자, 10일째 간 기능 작동

문세영 기자입력 2024. 3. 21. 14:46

돼지 간을 이식 받은 남성의 간이 10일째 담즙을 생산하고 있다. Byrdyak/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돼지의 간을 이식받은 남성의 간이 10일째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를 교정한 돼지의 심장이나 신장을 이식한 사례는 있었지만 돼지의 간을 인간에게 이식한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2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보도에 따르면 더우 커펑 중국 공군의대 서경병원 외과전문의 연구팀은 50대 남성 뇌사자에게 이식한 돼지 간에서 담즙이 분비되는 등 반응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10일 유전자를 조작한 소형 돼지의 간을 임상적으로 사망한 상태인 뇌사자에게 이식했다. 뇌사자는 뇌 기능이 정지해 인공호흡기로 호흡을 유지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식한 간의 무게는 700g이고 수술하는 덴 9시간이 소요됐다. 

이식에 사용한 간은 중국 청두에 위치한 바이오기업 ‘클론오르간 바이오테크놀로지’에서 기른 소형 돼지의 간이다. 이 돼지는 병원체가 없는 시설에서 사육한 무균 돼지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인 연쇄상구균과 돼지 거대세포바이러스 등 12종 병원균에 대해 음성 판정을 받았다. 

돼지의 간 세포는 6개의 유전자 교정이 이뤄졌다. 돼지 간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 유전자 3개는 비활성화하고 인간 단백질에 있는 유전자 3개를 도입했다. 장기 이식 시 일어날 수 있는 거부반응을 막기 위해 진행한 작업이다. 

돼지 간을 이식받은 뇌사자는 현재까지 장기 이식 거부반응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간에서 담즙이 생성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지난 몇 년간 사람에게 돼지의 심장과 신장이 이식된 사례들은 있었지만 간이 이식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펌프 역할을 하는 심장과 비교해 간은 체내에서 좀 더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이식하기 까다롭다.

돼지 간은 해독과 노폐물 처리를 할 수 있지만 인간의 간에서 수행되는 광범위한 단백질 생산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돼지의 간은 사람의 간을 완전히 대체한다기보다 ‘단기 치료제’로 간주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사람의 간을 기증받을 때까지 시간을 버는 용도라는 것이다. 

연구팀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의 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돼지 간 이식이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뇌사자의 간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돼지 간을 이식했지만 올해 말 진행할 예정인 연구에서는 사람의 간을 제거한 상태로 돼지 간을 이식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매우 고무적인 결과를 보였다”며 “돼지 간이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의 장기 공급원으로서의 가능성이 있을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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