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20. 07:43ㆍ■ 자연 환경/동물 새
외딴섬 무덤 파헤치던 사슴 1000마리 …30년만에 퇴출[영상] (daum.net)
외딴섬 무덤 파헤치던 사슴 1000마리 …30년만에 퇴출[영상]
최경호, 조수진입력 2024. 1. 20. 07:01수정 2024. 1. 20. 07:21
굴비 산지로 유명한 전남 영광군 낙월면에는 30여년간 사슴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온 섬이 있다. 꽃사슴과 엘드사슴 사슴 등 1000여마리가 있는 안마도(鞍馬島)다. 야생화한 사슴은 수십마리씩 무리를 지어 다니며 섬 곳곳을 파괴해왔다. 온갖 농작물과 산림을 짓이겨 훼손하는 것은 물론이고 무덤까지 파헤쳤다.
주민들은 과거 고기잡이와 농사로 생계를 유지했는데, 사슴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농사는 거의 포기한 상황이다. 그나마 남은 80여 가구 텃밭에는 2m 높이 녹색 그물망이 2~3중으로 둘려 있다. 논에도 그물망이 울타리처럼 둘려 있다.
1985년 안마도 주민 3명이 녹용 채취를 목적으로 섬에 들여온 사슴 10마리가 야산에 버려진 뒤 개체수가 1000여 마리까지 늘어나면서 밭작물과 묘지 등을 파헤치는 등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 영광군그런데도 이 섬 주민 150여명은 속수무책이었다. 현행 축산물위생관리법상 사슴은 ‘가축’이기 때문이다. 가축은 정해진 도축 절차에 따라야 하고, 동물보호법에 따라 사냥도 할 수 없다. 영광군 등은 관련법에 따라 축사에서 사슴을 기를 것을 요구했지만, 소유자들은 이를 거부했다. 안마도 강용남 이장은 “영광군을 통해 정부 각 부처에 수차례 사슴을 없애달라고 요청했으나 ‘현행법 때문에 해결이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녹용 채취용 10마리 들여온 게 화근
주민보다 많아진 사슴…섬 주인 행세
주민 수보다 5배가량 많아진 사슴은 섬 주인인 양 행세했다. 날쌘 사슴들은 밭에 설치된 3m 높이의 그물망을 뛰어넘어 농작물을 파헤치곤 했다. 길에서 맞닥뜨린 사슴들은 날카로운 뿔로 주민을 위협하고 있다. 주민들은 “사슴들이 밭작물을 마구 먹어대는 바람에 사실상 농사를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야행성 사슴’, 밤마다 뛰며 괴성
1985년 안마도 주민 3명이 녹용 채취를 목적으로 섬에 들여온 사슴 10마리가 야산에 버려진 뒤 개체수가 1000여 마리까지 늘어나면서 밭작물과 묘지 등을 파헤치는 등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 영광군사슴이 야행성 동물이라는 점도 주민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밤마다 수십마리씩 뛰어다니며 괴성을 지르는 바람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라고 한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지난해 7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사슴을 없애달라”며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는 방치된 사슴을 현장 조사하고 여론 수렴에 나섰다. 설문조사 결과 국민 73%가 ‘야생화한 가축이 손해를 끼치면 일부 지역에 한해 야생동물에 포함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주민 피해가 극심하니 총기를 사용해 포획하자’는 의견에는 61%가 찬성했다.
권익위 설문, 국민 61% “총 쏴 포획하자”
환경부는 안마도 사슴을 법정관리 대상 ‘유해 동물’로 지정할 것인지 결정할 방침이다. 유해 동물로 지정되면 총기를 사용한 포획이나 개체 수 조절이 가능해진다. 영광군도 전염병 감염 여부 등을 확인한 후 육지 이송이나 도살처분 등을 검토 중이다.
영광=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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