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결혼식에 빈곤층 10년 소득 써” 인스타에 과시하다 혼쭐난 인니 공무원

 

“개 결혼식에 빈곤층 10년 소득 써” 인스타에 과시하다 혼쭐난 인니 공무원 (daum.net)

“개 결혼식에 빈곤층 10년 소득 써” 인스타에 과시하다 혼쭐난 인니 공무원

“개 결혼식에 빈곤층 10년 소득 써” 인스타에 과시하다 혼쭐난 인니 공무원

이혜진 기자입력 2023. 7. 21. 16:03수정 2023. 7. 21. 16:23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알래스칸 말라뮤트 한쌍 조조와 루나의 결혼식 기념사진. /인스타그램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알래스칸 말라뮤트 한쌍의 성대한 결혼식이 논란을 일으켰다. 전통 혼례복을 입혀 치른 이 결혼식에는 자그마치 2억루피아(약 1700만원)가 쓰였는데, 이는 인도네시아 빈곤층의 10년치 소득보다 큰 금액이다. 견주 중 한 명이 인도네시아 대통령실 공무원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21일(현지 시각) 일간 콤파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쇼핑몰에서는 호화로운 결혼식이 열렸다. 신랑, 신부는 각각 말라뮤트 조조와 루나였는데, 일반적인 결혼식 못지않게 성대하게 열렸다.

조조와 루나는 각각 턱시도와 하얀 드레스를 입고 종교 지도자의 축복을 받았다. 자바 관습에 따라 결혼식 행진이 진행됐으며, 조조와 루나는 자바 전통 혼례복을 입고 등장했다. 견주도 자바 전통복장을 했다. 야외 결혼식장은 꽃장식으로 꾸며졌으며, 결혼식 케이크와 참석자들을 위한 경품, 선물도 준비됐다. 이렇게 이 행사에는 총 2억루피아의 비용이 들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전통 혼례 방식에 따라 진행된 반려견 결혼식. /틱톡

 

결혼식 당일 많은 이들이 이 행사에 관심을 보였으며, 소셜미디어에도 행사 모습이 공개됐다. 현지 언론들도 앞다퉈 이 행사를 다뤘다. 암컷 루나의 견주 인디라 랏나사리는 인도네시아 대통령실 직원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행사가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두 가지 지점에서 질타를 보냈다. 우선 사람이 아닌 개에게 자바 전통 혼례 복장을 입혀 모욕했다는 지적이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개는 정결하지 못한 동물로 취급받는다.

이들이 반려견 결혼식을 위해 사치를 부리고 이를 과시한 것도 문제 삼았다. “불필요하게 돈을 낭비하는 대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왔어야 했다”, “돈을 낭비하고 신을 무시하는 행위”, “과시하려는 욕망에 짓밟혀 상식이 사라졌다” 등의 비판이 나왔다.

인도네시아 자바 전통 혼례복을 입은 말라뮤트. /인스타그램

 

논란이 커지자 견주들은 입장을 내고 사과했다. 이들은 자바의 결혼식 문화를 알리기 위한 이벤트였다고 해명했다. 수컷 조조의 견주 발렌티나 찬드라는 “개가 인도네시아 전통 문화에 따라 결혼하는 첫 사례일 것”이라며 “우리는 인도네시아 문화를 모욕하거나 무시하지 않았고 이번 행사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랏나사리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이 행사로 인해 불편함과 상처를 입은 자바 문화 애호가들과 모든 인도네시아 사람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인구 2억7천만명 중 16%는 하루 소득이 3.2달러(약 4100원) 이하인 빈곤층이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3월 연설을 통해 공무원들에게 소셜 미디어를 비롯해 부적절한 방식으로 사치스러운 생활을 과시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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