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에 웬 정자(亭子)가?

2023. 7. 21. 11:46■ 자연 환경/환경 공해

 

[C컷]바다 위에 웬 정자(亭子)가? (daum.net)

 

[C컷]바다 위에 웬 정자(亭子)가?

“내가 여기서 커피나 팔까?” 며칠간 계속된 비가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든 20일 오후 충남 서천군 마서면 죽산리 인근 갯벌에서 동죽(조개)을 캐던 한 어민이 농담삼아 던진 한마디에 주변은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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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컷]바다 위에 웬 정자(亭子)가?

남강호 기자입력 2023. 7. 21. 07:01수정 2023. 7. 21. 07:52

 
폭우로 온갖 쓰레기가 바다로 떠내려와
20일 충남 서천군 마서면 갯벌에 이번 장마로 떠내려 온 정자(亭子)가 시선을 끌고 있다./남강호 기자

“내가 여기서 커피나 팔까?”

며칠간 계속된 비가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든 20일 오후 충남 서천군 마서면 죽산리 인근 갯벌에서 동죽(조개)을 캐던 한 어민이 농담삼아 던진 한마디에 주변은 웃음꽃이 피었다.

20일 충남 서천군 마서면 갯벌에 이번 장마로 떠내려 온 정자(亭子)가 시선을 끌고 있다. 한 주민은 "바다에 '정자'라니 웬말이냐, 금강하구둑을 개방해 불어난 물과 함께 떠내려온 것 같다"며 "해안가를 따라 밀려온 쓰레기를 치우지 못해 걱정이다"고 했다./남강호 기자

“바다 위에 쉬다 가라고 정자를 누가 갖다 놨나벼?”

빗물에 떠내려와 갯벌에 정착(?)한 지 며칠 됐다는 정자(亭子)는 썰물에 동죽을 캐던 어민들에게 잠시나마 웃음을 주었지만 한 어민은 “밀물 때 정자가 안 보이는데 혹시라도 그 위를 배가 지나다 걸린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김선태 죽산어촌계장은 “온갖 쓰레기가 금강하굿둑 수문을 개방하면서 불어난 물과 함께 떠내려온 것 같다”며 “해안가를 따라 밀려온 쓰레기를 어제 주민들이 치웠는데 또 떠밀려 온다”고 했다.

20일 충남 서천군 다사항 인근에 이번 장마로 떠내려 온 갈대, 플라스틱병과 상자, 스티로폼 등 쓰레기들이 떠 있다./남강호 기자

바다 위 해양쓰레기 이야기는 하루 이틀 된 게 아니다. 매년 태풍이 오면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는 어민들의 하소연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장마로 인한 쓰레기들은 바다에서 버려진 게 아닌 강에서 버려지고 떠내려온 것들이다. 인근에 있는 금강하굿둑 수문 개방으로 떠내려 온, 주변에 있던 갈대들과 부러진 나무, 플라스틱병이나 상자, 유리병, 스티로폼 등이 대부분이었다. 우리 스스로 환경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이젠 진짜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말자.

20일 충남 서천군 다사항 인근에 이번 장마로 떠내려 온 갈대와 플라스틱병, 스티로폼 등 쓰레기들이 떠 있는 가운데 괭이갈매기 유조 한 마리가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다./남강호 기자

다사리 방파제에서 만난 한 어민은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주민들도 애쓰고 있다. 육지에 올라온 것들은 어떻게 치울 수 있다 해도 저 바다 위에 떠다니는 것들은 불가항력이다”며 “누가 먼저 나서서 치울 수 있겠느냐?”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다를 보고 있었다.

바다 위는 둥둥 떠다니는 갈대들과 나뭇가지, 페트병, 플라스틱 배관, 스티로폼 등의 쓰레기가 정박해있는 배와 방파제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이동하고 있었다.

20일 충남 서천군 마서면 갯벌에 이번 장마로 떠내려 온 갈대, 플라스틱병과 상자, 나뭇가지 등 쓰레기들이 떠 있다./남강호 기자
20일 충남 서천군 다사항 인근에 이번 장마로 떠내려 온 갈대, 플라스틱병과 상자, 스티로폼 등 쓰레기들이 떠 있다./남강호 기자
20일 충남 서천군 다사항 인근에 이번 장마로 떠내려 온 갈대, 플라스틱 등 쓰레기들이 떠 있다./남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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