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중동신화' 주바일서 날아든 낭보 … 해외수주 청신호

2023. 6. 27. 21:11■ 大韓民國/경제 금융

'정주영 중동신화' 주바일서 날아든 낭보 … 해외수주 청신호 (daum.net)

 

'정주영 중동신화' 주바일서 날아든 낭보 … 해외수주 청신호

현대건설이 50억달러 수주 잭팟을 터뜨린 아미랄 프로젝트는 창업주인 정주영 현대 회장 시절인 1975년 사우디아라비아 건설시장에 처음 진출한 뒤 거둔 최대 규모 성과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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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중동신화' 주바일서 날아든 낭보 … 해외수주 청신호

박만원 기자(wonny@mk.co.kr), 박윤균 기자(gyun@mk.co.kr), 박동환 기자(zacky@mk.co.kr)입력 2023. 6. 25. 17:36수정 2023. 6. 25. 22:51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1976년 착공한 주바일 산업항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50억달러 수주 잭팟을 터뜨린 아미랄 프로젝트는 창업주인 정주영 현대 회장 시절인 1975년 사우디아라비아 건설시장에 처음 진출한 뒤 거둔 최대 규모 성과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에서 반세기 동안 총 170여 건, 약 232억달러 규모 공사를 수행해 왔다.

특히 현대건설의 사우디 첫 대형 수주 사업인 주바일 산업항은 수주 금액(9억3000만달러)이 당시 우리나라 전체 예산의 절반에 육박하는 대형 공사였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까지 나서 수주를 독려했고, 정주영 회장은 공사비를 절감하기 위해 한국에서 모든 기자재를 바지선에 실어 주바일까지 1만2000㎞에 달하는 거리를 운송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실행했다.

주바일 산업항 수주 이후 국내 건설업계에 중동붐이 일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현대건설의 아미랄 프로젝트 수주가 제2 중동붐을 노리는 정부와 건설업계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간) 아람코 본사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뒷줄 가운데)을 비롯해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압둘카림 알감디 아람코 부사장, 프랑수아 구드 토탈에너지 부사장(앞줄 오른쪽부터)이 참석한 가운데 아미랄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아미랄 프로젝트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부가가치 원료를 활용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설비와 최첨단 폴리에틸렌 생산설비, 부타디엔 추출설비, 기타 기반시설 등의 건설을 포함한다.

현대건설은 이 프로젝트에서 패키지1·4의 공사를 수행한다. 패키지1은 아미랄 프로젝트의 핵심인 혼합 크래커(MFC)를 건설하는 공사로, 공정 부산물을 활용해 '화학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을 연간 165만t 생산하는 설비다. 패키지4는 고부가가치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주요 인프라스트럭처 외 기반설비, 탱크, 출하설비 등을 포함한 시설 건설공사다.

현대건설의 이번 수주는 발주처인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신뢰가 큰 몫을 차지했다. 현대건설은 1979년 얀부 천연액화공장 해상 정박장 공사를 시작으로 쿠라이스 가스처리시설, 카란 가스처리시설 등 아람코가 발주한 다수의 석유화학 및 가스플랜트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오랜 신뢰관계를 쌓아왔다.

또한 이번 수주는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외교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원팀코리아가 작년 11월과 올해 1월 사우디를 방문해 펼친 수주 지원 활동의 성과로 평가 받는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제7차 및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와 올해 신년사 등에서 "정부 간 글로벌 협력 체제 구축을 통해서 해외건설 수주 활성화를 위한 수주 환경을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여러 차례 인프라 건설을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올해 초에는 "제2의 해외건설붐 실현을 위해 대통령이 직접 발로 뛰겠다"며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수주지원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앞으로도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 중동지역 대규모 인프라 공사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신수도 프로젝트 등 다양한 지역에서의 추가적인 성과가 기대된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체결된 사우디와의 업무협약(MOU) 건도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3월 에쓰오일이 9조3000억원 규모 '샤힌프로젝트' 기공식을 열었고, 한국벤처투자와 사우디의 벤처투자 사이의 공동펀드 조성 업무협약각서(MOA)도 6월에 맺어지는 등 양국 사이의 구체적인 협력 성과가 창출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앞으로도 대통령 주재로 수출전략회의와 한·중동 경협 민관추진위원회를 통해 한국과 사우디 간 경제협력 과제들을 지속적으로 점검·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와 사우디는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에서 경쟁국으로 치열하게 뛰고 있지만, 양국 사이 협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이 이번 수주로 재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우리나라 부산엑스포 공식 리셉션 행사에서 하이파 알 무 즈렌 사우디 공주를 만나 "선의의 경쟁을 통해 양국 모두가 윈윈하는 결과를 가져오자"는 취지의 대화를 나눴다.

해외 사업 수주 낭보가 잇따르는 가운데 상반기 내내 암담했던 무역수지도 하반기에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무역수지는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꺾이고, 주요국 경기 부진이 다소 완화되면서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해 10개월 만에 처음 플러스로 전환됐다.

산업 생산 현장에서는 올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가 108.7을 기록하는 등 하반기부터 수출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업계에서도 다음달부터 경기가 풀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전문가서베이지수(PSI)에 따르면 업계 전문가들의 7월 반도체 업황 전망지수는 119로 전월(80)보다 39포인트 올랐다.

[박만원 기자 / 박윤균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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