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얼굴이 17세?” 1억 들인 ‘춘향이’ 영정에 시민단체 반발

2023. 6. 15. 03:50■ 大韓民國/문화재 사랑

“이 얼굴이 17세?” 1억 들인 ‘춘향이’ 영정에 시민단체 반발 (daum.net)

 

“이 얼굴이 17세?” 1억 들인 ‘춘향이’ 영정에 시민단체 반발

전북 남원시와 남원문화원이 새로 제작한 ‘춘향 영정’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가 “도저히 십대라고 보기 힘든 나이 든 여성”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남원 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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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얼굴이 17세?” 1억 들인 ‘춘향이’ 영정에 시민단체 반발

김명일 기자입력 2023. 6. 14. 21:06수정 2023. 6. 14. 22:41

 
새로 제작된 '춘향 영정'. /연합뉴스

 

전북 남원시와 남원문화원이 새로 제작한 ‘춘향 영정’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가 “도저히 십대라고 보기 힘든 나이 든 여성”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남원 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남원시민사회연석회의는 13일 성명서를 통해 “새 영정은 춘향의 덕성이나 기품을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젊은 춘향의 곱고 순수한 자태가 드러나는 것도 아니요, 목숨을 바쳐 지켜내고자 했던 곧은 지조가 드러나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연석회의는 “화가는 17세의 젊고 아리따운 춘향을 표현하려고 했다 하나 전혀 의도를 실현시키지 못했다”며 “그림 속 춘향은 도저히 십대라고 보기 힘든 나이 든 여성이다. 춘향제 기간에 두 영정을 비교해 본 수많은 시민들이 새 영정보다 최초 춘향영정을 선호했던 점을 보면 새 영정이 시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연석회의는 춘향제 기간인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시민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최초 춘향 영정과 새 영정의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참여자들이 선호하는 영정에 스티커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최초 춘향영정이 1313표를 받은 반면, 새로 그린 영정은 113표에 그쳤다.

새로 제작된 전북 남원시 춘향사당의 '춘향 영정'이 지난달 25일 봉안되고 있다. /연합뉴스

 

연석회의는 “춘향영정 관련 문제는 모든 과정을 시민들과 더불어 민주적으로 논의하여 결정해야 할 것이다. 춘향은 남원의 상징이요, 역사이기 때문”이라며 “춘향영정 봉안 문제에 대해 객관적이고도 민주적인 공론 조사를 제안한다. 민주적으로 선정된 시민들에게 춘향영정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몇 차례의 토론 및 숙의를 거쳐 최초 춘향영정과 새 영정 중 어떤 영정이 봉안에 적합할 것인지 의견을 도출해 내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남원시와 남원문화원은 지난달 25일 제93회 춘향제에 앞서 춘향 영정 봉안식을 갖고 새 영정을 전북 남원의 광한루원 춘향사당에 봉안했다. 남원시의 위탁을 받아 남원문화원이 제작을 주도한 이 영정은 가로 94㎝, 세로 173㎝ 크기로 1억원 이상의 제작비용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남원시와 남원문화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새 춘향영정은 판소리 완판본과 경판본의 첫 대목에 등장하는 춘향의 모습 즉, 17세 전후 나이의 18세기 여인상”이라며 “준비과정에 남원 소재 여자고등학교에서 추천받은 7명의 여학생들 모습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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