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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땅 16배 태평양 쓰레기섬 '둥둥'…바다 살리기 나선 동원
하수정2023. 10. 29. 14:12
외국 조업선 대부분 바다·섬에 버려
동원, 10년간 800t 쓰레기 자발적 수거
"해상 조업 쓰레기 수거 확대돼야"
세계 최대 참치선단 기업인 동원산업이 지난 10년간 800t에 달하는 해상 조업 쓰레기를 자체 수거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업선의 자발적인 쓰레기 수거 활동은 국내에선 동원산업이 유일하며,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다.
최근 바다에서 떠밀려온 해양쓰레기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 국의 해안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해상 조업 쓰레기 수거 작업이 확대돼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유일 조업 쓰레기 수거
29일 업계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까지 동원산업이 조업선에서 수거한 해상 조업 쓰레기량은 총 792t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1t 탑차 800대에 달하는 쓰레기를 바다 한 가운데에서 육지로 옮겨와 별도 처리한 것이다.
바다 위에서 작업하는 조업선에는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백여 명이 승선해 장기간 생활하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쓰레기가 발생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마폴(선박으로 인한 해양 오염 방지를 위한 국제협약)’에 따라 쓰레기를 분류한 뒤 소각, 배출, 수거 등 3가지로 처리할 것을 권고 하고 있다.
이 협약에선 잘게 분쇄돼 25㎜이하 구멍의 망을 통과하는 음식물쓰레기 정도만 바다에 배출할 수 있으며 플라스틱, 종이, 유리 등은 조건에 따라 소각 또는 수거해 육지에서 처리해야한다. 하지만 마폴 자체가 법적 구속력이 없어 상당 수 조업선들은 막대한 비용 때문에 대부분 쓰레기를 바다나 섬에 버리고 있는게 현실이다.
동원산업의 경우 태평양에서 조업 활동을 하는 29척의 모든 선박에 IMO 인증을 받은 소각기를 설치했다. 특히 10척의 운반선을 통해 조업선의 쓰레기를 수거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운반선을 바다로 보내 쓰레기를 수거한 후 다시 육지로 가져와 처리하는 작업은 인력, 에너지 등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다"며 "현장에선 외국 조업선박들이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것이 자주 목격된다"고 전했다.
○김재철 명예회장의 바다사랑
동원산업이 자발적으로 조업 중 발생한 해상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는 것은 바다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김재철 명예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국내 첫 원양선인 '지남호'에 실습선원으로 탑승한 마도로스 출신 김 명예회장의 바다사랑은 유명하다. 김 명예회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생업의 터전인 바다의 오염을 막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해왔다.
동원산업은 총 40척의 선단을 운용하는 글로벌 원양회사로 참치 선망 선단 규모로만 보면 20척을 보유해 세계 1위다.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사이 북서태평양에 떠있는 거대 쓰레기 섬. 면적이 한국 땅의 16배에 달한다./사진= 태평양관광기구
전세계적으로 해양쓰레기 심각성은 커지고 있다. 북태평양 공해상에는 해류를 타고 온 쓰레기들이 몰려 면적 180만㎢의 거대 쓰레기섬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한국 면적의 16배에 이른다.
국내 해안도 쓰레기 오염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중국 등에서 떠내려온 쓰레기가 전국의 해변에 쌓이는 한편 제주 해안에서 플라스틱을 먹은 바다거북의 사체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수거한 해양 쓰레기는 지난 2021년 기준 12만t 규모다. 해양 쓰레기 수거 예산은 2019년 597억원에서 2021년 1305억원으로 두 배 늘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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